문화의 축, Academy Hills
아카데미 힐즈(Academy Hills)는 도시 재생의 표본으로 알려진 롯폰기 힐즈 모리타워 49층에 있습니다. 롯폰기 힐즈를 처음 보는 순간, 이곳이 불과 20년 전만 해도 목조 건물로 가득했던 달동네였다는 사실을 상상하기 힘들었습니다. 고개를 들어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은 모리타워와 이를 둘러싼 거대한 규모의 쇼핑몰, 그리고 그 주위를 감싼 아름다운 정원까지. 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도시 재생의 표본으로 여기는지 차츰 이해가 갔습니다.
아카데미 힐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롯폰기 힐즈가 어떤 컨셉과 취지로 만들어졌는지 알아야 합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롯폰기 힐즈는 '현대의 근로자'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과거 1차 산업과 2차 산업 당시 노동자는 신체를 활용해서 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밭에 나가 벼농사를 지었고,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조립을 했습니다. 하지만 3차 산업, 그리고 작년부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4차 산업의 노동자는 지식 기반 산업의 근로가 많습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공간이 무엇일까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롯폰기 힐즈입니다.
그래서 롯폰기 힐즈는 2가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첫째, 사무, 주거, 쇼핑, 문화 등 도시인의 모든 생활이 하나의 건물 안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둘째, 모든 공간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 경험을 추구했습니다. 이중 아카데미 힐즈는 '문화'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성인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지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가는 중심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카데미 힐즈에서 일일권을 끊고 8시간 동안 머물렀는데요. 이곳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느꼈는지 기록해봤습니다.
흥하는 멤버십의 비결
아카데미 힐즈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입구에 있는 안내데스크(reception)를 반드시 지나가야 합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월간 또는 연간 회원권을 끊은 사람은 별도의 네임 카드가 주어지는데, 이를 목에 걸고 안내데스크를 지나가면 인증이 되는 방식이었습니다. 방문객 또는 하루 이용자는 일일 이용권을 끊고 들어가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