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을 통해 세계를 관찰하는 곳

전시는 '기획의 총체'입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전체 메시지를 정하고, 그에 맞는 기획으로 공간과 전시품을 구성한 뒤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 그렇기에 기획의 힘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전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새로운 기획을 엿보기 위해 혼자서라도 전시에 가보는 편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영감을 받지 못하고 나온 전시는 없었습니다. 전시는 늘 생각 거리를 던져주었고 관객과 전시 디렉터, 관객과 작가의 커뮤니케이션을 눈여겨보며 새로운 전달 방식을 배우곤 했습니다.

 

도쿄에서도 전시를 경험해보기로 했습니다. 수많은 전시 중에서 제가 고른 곳은 21_21 디자인 사이트(21_21 Design Sight)였는데, 이곳은 아직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이곳이 눈에 띄지 않았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에 만난 친구가 남긴 한 마디를 듣고 두말할 것 없이 21_21 디자인 사이트를 여행지에 추가했습니다.

안도 다다오가 건축한 디자인 미술관이야.

안도 다다오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건축가입니다. 건축가로 일하기 전에는 트럭 운전사와 권투 선수로도 활동했는데,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고 건축에 대한 전문 교육을 따로 받은 적도 없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건축 디자이너와는 다른 특별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기에 건축가로 활동함과 동시에 주목을 받았던 그는 자연과의 조화, 직선의 아름다움 강조, 콘크리트와 철근의 노출 등을 그만의 특징(signature)으로 내세우면서 마이니치 예술상, 칼스버그 건축상, 프리츠커상 등 세계적인 건축상을 휩쓸었습니다. 그런 안도 다다오가 만든 디자인 미술관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곳에 갈 이유가 명백해졌습니다.

전시 관람 모드로 바꿔주는 공원

21_21 디자인 사이트는 롯폰기 힐즈(Roppongi Hills)와 함께 도시 재생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롯폰기 미드타운에 위치하는 디자인 전문 미술관입니다. 6개의 복합 건물로 구성된 미드타운에는 힐튼 호텔, 오크우드를 비롯한 숙박 시설과 상업 지구, 오피스 빌딩 등이 함께 자리 잡고 있습니다. 21_21 디자인 사이트는 산토리 미술관과 더불어 미드타운을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