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카리에 쇼핑몰의 남다른 DNA

시부야 중심가에 위치한 히카리에(Hikarie) 쇼핑몰은 여타 쇼핑몰과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비밀은 이 건물 8층에 있는데요. 히카리에 쇼핑몰 8층 전체가 '크리에이티브 공간(creative space)'이라는 점입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위치 영향이 컸습니다. 히카리에 쇼핑몰은 도큐문화회관을 허문 자리에 세워진 백화점입니다. 1956년 오픈한 도큐문화회관은 수십 년 동안 도쿄의 문화 중심지 역할을 했던 곳이죠. 도쿄의 유명 아티스트들은 이곳에서 전시와 공연을 선보였으며, 대중 역시 이곳을 통해 새로운 문화적 영감을 얻곤 했습니다.

 

그랬던 도큐문화회관의 노후화로 재개발 계획이 세워졌고, 그 자리에 백화점이 들어선 겁니다. 히카리에는 남다른 문화적 전통을 가지고 있던 도큐문화회관의 DNA를 그대로 이어 나가고자 8층에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8/(はち, hachi)라는 브랜드를 선보였죠. [관련 영상 보기]

 

처음 8층에 도착했을 때 기존의 백화점과는 완전히 다른 곳 같다고 느꼈습니다. 백화점 다른 층의 상업적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오직 문화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압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조금 거창하게 표현하면 문화적 아우라가 강한 곳이었죠.

 

제가 8/를 방문했을 때, 층의 한가운데에서는 어느 회사의 컨퍼런스가 열리고 있었는데요. '이 회사는 왜 백화점, 그것도 층 한가운데를 컨퍼런스 장소로 정했을까'라는 의문은 이곳을 둘러보자마자 곧 풀렸습니다.

 

8/는 다른 쇼핑몰에서는 보기 드문 1개 층 전체를 아우르는 독자적인 브랜드입니다. 8층에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장소를 가리켜 전부 8/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각 섹션들은 8/의 하위 브랜드로 통일되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