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속지에서 돋보인 디테일

제가 연말에 방문해서인지 이토야를 찾은 고객들의 발걸음은 다이어리 판매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지나온 한 해를 정리하고 다가올 새해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리를 고르고 있었죠. 일본 전체 문구 시장은 2016년 기준으로 총 4,692억 엔(한화 4조 7,386억 원) 규모이고, 그중 종이 제품(노트, 학습장, 수첩류, 봉투, 앨범, 파일, 보고서 용지)이 1,616억 엔(한화 1조 6,257억 원)의 시장 규모*를 갖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수첩과 노트 시장은 소폭의 상승세를 보인다고 합니다.

* 야노경제연구소, 문구·사무용품 시장에 관한 조사결과(2017년)

 

일본에는 해가 바뀔 때마다 친한 지인에게 다이어리를 선물하는 문화가 아직 존재하기 때문에 일본인들은 다이어리를 매우 적극적으로 구매합니다. 이렇듯 수요층이 두텁다 보니, 이를 모두 충족시켜줄 만한 다이어리도 여러 가지 형태로 출시되었습니다. 저마다의 디테일이 살아 있는 다이어리는 속지 구성을 얼마나 차별화했느냐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제일 먼저 브라우니(BROWNIE)라는 디자인 회사에서 제작한 다이어리를 살펴보았습니다. 이곳에서 나온 다이어리 중에서 특별한 속지가 눈에 띄었는데요. 가로와 세로를 함께 사용할 수 있어 두 가지 용도로 주별 일정을 쓸 수 있는가 하면, 목표를 정해두고 일별로 실행 여부(O, X)도 표시할 수 있는 레이아웃이었습니다.

 

저도 다이어리를 업무용과 개인용 두 가지 목적으로 동시에 사용할 때가 많은데요. 그렇지만 2개의 다이어리를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주별 일정을 쓸 수 있는 하나의 면을 2개로 분할해서 사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는데, 그런 다이어리를 브라우니에서 찾았습니다. 다이어리 샘플을 보면 가로에는 사적인 내용이, 세로에는 회사 프로젝트나 업무상 해야 할 일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아마 저와 같은 불편함을 느낀 고객들이 꽤 있었던 모양입니다.

 

요가 스튜디오 시타(CITTA)에서 만든 다이어리도 디테일이 반영된 속지로 유명합니다. 시타 다이어리는 학생 시절부터 수첩 마니아였던 시타의 CEO 아오키 치구사의 아이디어로 제작되었습니다. 본래는 요가를 하는 고객을 위해 고안된 다이어리였지만,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추적(tracking)할 수 있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이제는 일반 사람들도 사용하는 다이어리가 되었습니다.

 

* 시타의 CEO 아오키 치구사가 직접 2018 다이어리를 소개하는 영상 ©CITTA Chann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