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엔지니어와 실무자의 유람이 필요하다

열흘 넘는 일정을 끝내고 돌아왔다. 한국 시각에 적응하는데 일주일이 걸렸다. 낮과 밤이 바뀐 동안 에일과 스튜 그리고 피시 앤드 칩스 맛이 생각났다. 산업도시의 풍경도 선명하게 떠올랐다.

 

여행을 마친 후 회사 동료들과 산업 및 도시 정책 연구자들을 만날 기회가 잦았다. 두 그룹은 다른 감각을 갖고 있었다.

 

전자는 '문제를 정의하는 사람들'이다. 설계 엔지니어, 생산 관리 엔지니어, 기획 담당 실무자 등은 문제 상황을 인식하고 정의하며, 해결책을 찾는다. 설계 엔지니어는 도면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책을 제시하는 전문가다. 생산관리 엔지니어와 기획 담당 실무자 역시 마찬가지다.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아는 사람들이다. 엔지니어와 실무자,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감각적으로 아는 사람들

그런데 실무자는 직급이 높아질수록 이 감각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부장님들은 결재를 할 때 예전의 경험만 이용한다. 창의적으로 문제를 푸는 대신 '안 된다고? 해 봤어?'라고 질책하는 모습을 자주 관찰했다. 산 지식이 죽은 지식으로 변하는 경우다.

 

영국 유람 중 한국개발연구원 소속 연구자들이 뉴캐슬 어폰 타인에 찾아갔다는 글을 읽었다. 의제는 산업 구조 조정이었다. 산업과 도시 정책 연구자들은 국가와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분석하고 정교한 해법을 찾는 사람들이다. 유의미한 수치와 정책을 찾았을 것이다. 그런데 현업에서 매일 씨름하는 이들이 동행했다면 어땠을까? 질문은 풍성해지고, 더 유익한 해법을 찾지 않았을까?

 

젊은 엔지니어와 실무자의 유람이 필요하다. 이들이 남긴 기록은 앞으로 벌어질 문제를 예측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참고가 될 것이다. 연구자들의 결론이 매번 비판받는 지점,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이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