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로 가는 배

더블린 항구에서 오전 8시 20분에 출항하는 스테나 라인(Stena Line)을 탔다. 스웨덴 종합해운 그룹 스테나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곳이다. 

 

조선소에 다녔지만 여객선에 들어가기란 어려웠다. 내부 디테일 작업을 완료하는 데 시간과 신경을 많이 써야하기 때문이다. 스테나 라인을 보니 이해가 갔다. 내부 디자인이 화려했다. 고급 맥주가 나오는 펍을 겸한 식당과 오락실, 면세품 가게가 있었다.
 

여객선 라운지(좌)와 오락실(우) ⓒ양승훈리버풀까지 가는 3시간 동안 흔들림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대서양을 횡단했거나 배를 9시간 동안 탔다면 생각이 달랐겠지만. 느긋한 마음으로 에일을 마셨다. 잠이 쏟아졌다.

 

배는 제시간에 홀리헤드 항구에 도착했다. 하지만 내리는 순서는 일등석, 차량을 가져온 승객, 마지막으로 몸만 온 나 같은 사람 순서였다. 대기 시간이 길었다.

 

내리자마자 리버풀행 기차를 타기 위해 역으로 이동했다. 기차에서 에일 두 병과 샌드위치를 먹었다. 정신없이 곯아떨어졌다. 다행히 제때 내릴 수 있었지만 고생이 시작됐다.

짜증난 택시 기사와 무서운 10대를 만나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리버풀 라임 스트리트(Liverpool Lime Street)역에서 게스트하우스의 위치를 검색했다. 월러시(Wallasey) 근처에 있었다. 월러시는 구에 해당하는 작은 동네다. 나는 보통 숙소를 찾을 때 도시 이름을 쳐서 나오는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한다. 하지만 이곳은 리버풀 중심지에서 멀어 보였다.

 

오후 5시. 피곤하고 허리도 아팠다. 서울이나 도쿄 정도 크기가 아니라면, 금방 도착할 거란 생각으로 택시에 탔다. 기사에게 목적지를 알려줬다. 갑자기 그가 짜증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지도 다시 줘봐요.
뭐 이런 데를 가려는 거야?
그냥 가만히 타고 계쇼."

 

기사는 왜 외국인이 우버(Uber)가 아닌 택시를 탔냐고 물었다. 우버와 이민자에 대한 적대감도 드러냈다. 

 

"이민자들이 우버를 싸게 몰면서 우리 자리를 다 몰아내는 거 아니요?"

 

우버는 지원자가 간단한 조건만 충족하면 기사로 채용한다. 구글 맵을 활용할 줄 아는 수준의 지리 지식과 간단한 영어 능력만 있으면 무리없이 우버 기사가 된다. 택시업계는 반대다.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영업 허가를 받은 기사로서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 우버가 사업을 시작한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런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