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Editor's comment

프로젝트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김홍익 저자가 작성한 에필로그입니다. 강연 때 사용한 슬라이드 자료는 본 글의 5번 항목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간의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해준 저자와 프로젝트에 참여해준 독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PUBLY와 함께 했던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프로젝트'가 사실상 종료되었다. 여름이 한창일 때 시작했는데 이제 제법 쌀쌀하다. 짧지 않은 시간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목적을 가진 새로운 프로젝트에서 재미있는 경험들을 했다. 잊지 못할 경험을 마무리하며, 그간의 과정을 회고한다. 혹 나 말고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하시는 저자들을 위한 팁도 간단히 덧붙여서.

접니다. ©김홍익

1. 프로젝트 지원의 이유

 

사실 지금은 뭔가 그게 전보단 많이 약해지기는 했지만,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애정이 크다.  그리고 언젠가는 글로 밥벌이는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냥 전업작가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무언가로 하나의 일가를 이룬 이후 그를 통해 쌓은 내공을 글로 풀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쉬운 언어로 어려운 내용을 풀어내는 그런 글을 쓰고 싶었다.  

 

PUBLY의 이번 프로젝트는 그런 의미에서 나 스스로를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내가 그래도 몇 년 동안 몸 담았던 IT업계의 트렌드를 쉬운 언어로, 중간 이상 관심을 가진 독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으니깐. 보아하니 다른 프로젝트의 저자들도 완전 프로라기보다는 약간 세미 프로 느낌이었다. 전문성은 다소 떨어질 수도 있겠으나,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사람들이랄까. 그런 리그에는 충분히 들어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별개로, 실제로 그런 프리랜서 글쟁이의 경제생활에 대한 감을 잡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바닥늬우스를 운영하다 보면 '그거 창업해서 해봐'라는 얘기를 종종 듣게 되고 아무래도 나도 헛바람이 솔솔 들어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실제로 한 번 해보면 대충 가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내겐 손해 볼 것이 없는 장사 같은 느낌. 그런 의미에서 한 점의 후회 없이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할 수 있었다.

 

2. 진행하기 전에 고민해야 했던 것들


타겟은 누구이며, 왜 내 리포트를 보는가
 

끝끝내 풀리지 않았던 질문이다. IT업계 사람일까 아닐까. 얼마나 알고 있는 사람일까. 경력과 연령대는 어느 정도일까. 경제력은. PUBLY에 대한 그리고 나에 대한 정보는 얼마나 알고 있으며 그 기대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그리고 그들은 왜 PUBLY에서, 왜 내 프로젝트에 참여한 걸까.

 

결국 내가 리포트에서도 그렇게 강조해 마지않았던, '문제의 정의'다. 나는 누구의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일까. 뭔가 실제로 창업하거나 하는 걸 원하는데 바빠서 해외 뉴스를 체크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인가? 그럼 내가 일목요연하게 쏵 정리해주면 되는 문제인가? 뉴스를 보긴 하는데 그 이상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는 문제인가? 나는 행사에 가서 기사에 등장하는 애들을 찾아다니며 현장의 목소리를 깊이 파내야 하는 건가?

 

아니면 사례들을 보고서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내지 못하는 문제인가? 그럼 나는 각 사례들의 구슬들을 엮어내는 실타래를 주면 되는 건가? 아니면, 디스럽트는 그냥 핑계일 뿐 그냥 IT 전반에 대한 요즘의 화두를 알고 싶은 건가? 그럼 나도 테크크런치를 핑계로 그냥 원래 평소의 내 화두를 드리면 되나? 아니면 그냥 진짜로 IT에 관심 있는 숨은 IT덕후들을 양지로 끌어내는 것이 문제인가? 그럼 리포트에 힘을 더 빼고 살롱에 더 큰 힘을 쏟았어야 하나?

 

내 나름대로 상정한 타겟은, 1) 내 또래의 2) IT를 좋아하지만 이차저차 바빠서 몇 개만 피상적으로만 알아서 3) 좀 더 깊이 고민해보고 싶은 4) 지적 허영이 다소 있는 사람이었다. 뭐랄까 그냥 '나 같은 사람'이라 볼 수도 있겠고, 증권 애널리포트를 읽는 사람들이랑 비슷하게 생각했다 그래야 하나, 그리고 그들의 문제를 "실제의 사례보다는 좀 더 거시 흐름을 읽어내는 것에 관심이 있지만 고민할 시간이나 역량이 부족해 그러지 못한다"로 정의했다.

프라이빗 세미나 중 ©손현

어떤 성격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까

 

그래서 리포트와 더불어 세미나, 살롱도 그렇게 준비했다. 테크크런치 사례를 매개로 삼아 추상화를 크게 진행해서 거시 트렌드로 연결시키거나. 지적 유희를 제공하기 위한 화두들을 뽑아내어 던져주는데 집중했다. 실제로 내가 가장 잘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다양한 얘기들을 하나의 등뼈로 묶어내고, 관련한 질문들을 뽑아내는 것에는 나름 경험도 있고 자신도 있다. (반면 구체적인 사례, 현장의 목소리를 기대했던 사람에게는 아마 다소 실망이었을 것이다. 솔직히 일주일 출장 갔다 온 사람에게 그런 걸 기대한다는 게 미성숙한 것 같기는 하지만)

 

이런 방식에 하나 참고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런 '화두와 질문 더미'는 받아주는 사람의 역량을 사실상 전제한다는 점이다. 평소에 관심이 많고 기본 정보들이 있다면, 혹은 생각을 전개하는 것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내가 준 콘텐츠들이 재미있는 자극이 될 수 있겠다. 반대로 이런 화두에 익숙하지 않고, 담론을 얘기하는 훈련이 되지 않은 이들에게는 그냥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평소 내가 다소 완곡하게 말/글을 쓰기 때문에 더 그럴 수도 있다. 이건 뭔가 이론가가 실제에 대해 너무 선언적으로 얘기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생긴 습관 같은 건데, 스스로가 이른바 '약 팔이'가 되고 싶지 않다 보니 다소 관조적으로 말을 하는 편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글의 힘이 약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어느 정도로 공을 들여야 할까
보상은 무엇일까

 

열심히 쓰다 보니, 리포트를 왠지 많이들 안 읽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나만해도 글 읽는 것이 꽤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큰 가닥만 툭툭 찍고, 빈 부분은 알아서 찾아보도록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 생각의 기저에는 내 수고를 줄이기 위한 것 역시 있었다.

 

투자대비수익(ROI)에 대한 고민 역시 있었다. 쓰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데, 그걸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효용이 그다지 크지 않은 거다.

 

내가 얻을 수 있는 건 1) 수익배분 2) 작가 타이틀 3) 콘텐츠 유료화 경험 4) 인적 네트워크 이렇게 나눠지는 것 같은데 각각을 생각해봐도 뭔가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쉽지 않은 느낌인 거라. 그래서 매 순간 좀 고민이 되었다.

 

그래도 일단 내게는 첫 시도고 하니 최대한 할 수 있는 범위까지는 ROI 생각지 말고 해보자는 게 생각이었다. 그리고 내 얼굴과 이름을 걸고 나가는 거니 효용의 최대화보다는 부끄럽지 않게 하자는 의지랄까. 물론 최고의 퀄리티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는 자부할 수 있을 것 같다. 디스럽트의 내용 정리에 있어서는 약할 수 있겠지만 길게 생각해볼 만한 화두에 대한 내용은 그럭저럭 괜찮아 보인다.

 

3. 진행하며 애매했던 점들


나는 출장 중인가
 

놀러 간 것은 결코 아닌데, 일하러 갔다고 보기에도 살짝 애매하고. 가서의 마음가짐이나 이런 것도 좀 어중간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난 출장이라 생각하고 갔다. 실제 입국할 때에도 입국 목적을 '상용'이라고 했었기도 하고, 일정 구성이나 먹는 거나 그런 것들도 가능하면 뭔가 출장 느낌으로 (내가 고지식한 스타일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실제와 포장
 

테크크런치 디스럽트는 생각보단 별로인 행사다. 스타트업 업계도 막 그리 화려하지만은 않다. 그렇다면 그 포장을 어떻게 어느 수준으로 해야 할 거냐의 문제로 이어진다. 작가적 양심에 의거하면 구린 건 구린 거라고 말해야 할 것 같기는 한데, 돈을 내고 리포트를 기다린 사람들에게 '이거 구려요 힝' 할 수도 없고 어느 정도는 포장을 해야 하고. 고민이 되었다. 나름 내가 택한 절충안은, 구린 건 구린 거지만 디스럽트 외 장기 화두에 대한 내용을 엄~청 더해서 디스럽트의 애매함을 희석시키는 것이었다.

 

 

일정과 작업량
 

이게 일정이 그다지 여유 있지는 않다. 특히 내가 스스로 리포트의 범위와 깊이를 크게 올려버렸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주말에 가족이 있거나 등등의 이유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람이었으면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다. 나는 프로젝트 시작 이후 주말 일정을 가급적 줄이고, 중간 리포트 작성 중에는 평일에도 밤 시간을 온전히 리포트에 쏟을 수 있었다.

 

 

겸업과 집중
 

본업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회사 규정상 이 정도의 작업은 가능했어서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 때문에 내가 회사에서 하는 일에 차질을 주는 것은 절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회사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리포트나 세미나의 퀄리티를 떨어뜨리는 일도 당연히 싫었다. 그래서 평일엔 회사, 주말에 PUBLY 리포트 작업으로 시간을 나누어 관리했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잘 되지 않았다. 주말에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었기도 하고, 평일에도 PUBLY 프로젝트가 머리를 완전히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래도 번외 업무를 하다 보니 본업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물론 본업과 번외 업무가 충돌하다 보니, 이 기간 동안 나의 취미생활인 IT 뉴스 트레킹이 심대한 타격을 받아버렸다.

 

 

개성과 보편성
 

'나'를 얼마나 드러내야 하는지 역시도 애매했다. 리포트스럽게 만들기 위해서는 각 잡고 공식적인 언어를 써야 하는 건지, '뤽의 이바닥늬우스'를 아는 사람들을 위해 내 평소 말투를 써야 하는 건지. 요즘 이바닥에서 많이들 보편적으로 이야기하는 전망을 차용하는 것이 좋은지, 내 개인적인 시각과 전망을 더 담아내는 것이 좋은지.

 

이 부분 역시 절충했다. 리포트는 건조한 스타일로 쓰고, 세미나를 좀 더 캐주얼하게 가는 것으로.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내가 정리한 '핑퐁의 프레임'을 리포트에는 많이 드러내지 않고 세미나에서만 풀어내는 것으로 정리했다.

 

 

프로젝트의 조연들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것의 50%의 권한과 책임은 저자였던 내게 있는 게 맞는데, 돌이켜보면 내가 혼자 짊어지고 가려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글의 개요를 잡거나 리서치를 하고, 리포트를 만들고 세미나를 하는 과정에서 뭔가 혼자 꾸역꾸역 하려 했던 듯하다. PUBLY 팀의 도움을 충분히 요청하지 않았기도 하고, 살롱에 참여하는 분들을 활용할 생각은 충분히 하지 못했다.

 

내가 예측 불가능성을 좋아하지 않는지라 그랬던 것 같긴 한데, 좀 더 적극적으로 정보를 묻고 참여를 유도할 수도 있었던 것 같다.

프라이빗 세미나 중 ©손현

4. (이 글을 볼지도 모를) 저자를 위한 팁 아닌 팁

* 이 부분만 존댓말로. - 저자 주
긴 호흡의 글을 좀 쓰던 사람이라면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습니다.
아니라면, 음

A4 기준으로 약 4~50장 분량의 '하나의 주제를 가진' 글을 쓰게 될 텐데, 이 역량은 '통찰이 뛰어나다'라든지 '재치와 순발력이 좋다' 혹은 '말/글빨이 좋다'와는 다른 성격의 역량인 듯합니다. 특히 대학을 졸업한 이후로는 몇몇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이런 호흡의 글을 쓸 일이 많지 않아 더욱 그렇습니다.

 

전 다행히 대학교 때 동아리에서 비슷한 경험도 해봤고, 이런 비슷한 업무를 하는 곳에서 인턴을 하며 나름의 훈련을 해본 덕에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적응한 듯합니다. 사람마다 방식이 다르겠지만, 긴 글을 쓰는 뭐 제 노하우 아닌 노하우라면 개요에 대한 집착입니다. 개요가 완전히 정리되기 전까지는 첫 문장을 시작하지 않아요.

타겟은 미리
정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글의 잠재 독자, 그들의 문제는 사실 알기 어렵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이라, 실제 프로젝트 종료까지는 결제도 이루어지지 않는지라 지불의사도 100%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래서 '누가 이 글을 왜 읽을 것인가'의 문제는 끝까지 따라다닐 것 같아요. 그래서 맞든 틀리든 그냥 초반에 타겟을 정해버리고 그냥 그대로 진도를 빼는 게 일관성 잡기는 쉬운 듯합니다. 아주 구체적으로 가상의 인물(페르소나)을 설정해놓고 쓰는 것도 방법일 듯요.

혼자 하드 캐리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혼자 끙끙대며 글과 세미나/살롱을 하드 캐리* 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그럼 혼자 너무 힘들어요. PUBLY의 에디터, 마케터를 좀 더 신뢰하고 활용하셔도 될 듯 합니다. 세미나나 살롱에서도 참석자들의 내공과 PUBLY의 운영 노하우를 믿고 과감하게 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는지 저는 모르고요.
* 하드 캐리(Hard Carry); 게임에서 유래된 용어로 다른 팀원의 역량이 부족해서 질 것 같은 경기를 월등히 잘 하는 한 명의 사용자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행위를 뜻한다. - PUBLY

좀 덜 조심해도 되는 듯

각 잡고 쓰는 리포트는 어쩌면 독자들이 원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를 더 드러내셔도 될 듯요. 과하냐 아니냐는 PUBLY에서 알아서 걸러줄 거예요.

수익 면에서 큰돈이 벌릴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도 이 시점 아직 정산이 안되어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마 네. 그럴 겁니다. 프리랜서의 길은 멀고 험한 길로 보이더군요. 대신 그것 말고도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이 적지 않으니 그쪽을 좀 더 신경 쓰셔도 될 듯요.
* 예상보다는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 PUBLY

프라이빗 세미나 중 ©손현

5. 그 프로젝트가 도대체 뭐길래? (슬라이드 공개)

 


* 김홍익님의 발표 자료를 공개합니다. 강연 오디오는 유료 리포트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 PUBLY

 

정식으로 후속 판매도 시작됐다. 궁금한 이들은 아래의 링크에서 지금 바로 리포트를 보실 수 있다.

 

6. 짧지 않은 여정의 기록


2016년 8월 4일 - 11월 19일
 

프로젝트 총기간은 4개월 정도. 평일까지 실제 작업에 매진한건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한 달(이땐 좀 힘들었다). 협업은 카톡과 구글 닥스(Google Docs)를 통해 했고, PUBLY와 미팅은 면접을 포함하면 3번 있었다.

 

산출물은 미리보기 신규 2개 (+기존 번역글 중 하나, 리포트 중 일부 발췌한 게 3개), 중간 리포트와 최종 리포트. (도합 A4로 7~80장 정도), 발표용 자료 (130장) 오프라인 행사는 총 5번 했다. 세미나 1회, 살롱 3회, 디너 1회. (10월 말부터는 주말 낮 시간대가 풀 부킹) 아래의 각각 링크를 클릭하면, 해당 일정의 보다 상세한 정보/회고를 볼 수 있다.

 

 

PUBLY와 만난 8월
 

아는 동생이 소개해줘서 알게 되고, 저자로 지원해 어찌어찌 연이 닿게 되었다.

  • 0804 PUBLY에 디스럽트 저자 공개모집 글이 업로드
  • 0808 밤에 지원서 발송. 간단히 경력과 지원동기를 보냈다.
  • 0809 지원서를 보낸 후 몇 시간 후 새벽, 바로 면접을 보자는 답변을 받았다. (그에 대한 간단한 과정)
  • 0811 퇴근 후 카우앤독에 들러 소령 님, 안나 님과 간단한 면접을 진행했다. 어찌어찌 된 걸로.
  • 0812~13 회사에 겸업 금지 조항에 대해 확인했다. 조건부 허용이라고 했다. 팀에 신고한 후 진행하기로.
  • 0816 프로젝트 오픈을 위해 저자에 대한 두 줄 소개를 넘겼다.
  • 0825 프로젝트가 정식으로 오픈했다.

 

8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미리보기 2개 작성, 출장
 

출장 전에 두 개의 글을 써야 했다. 1) 자기소개 2) 디스럽트 소개. 그리고 중간/최종 리포트를 어떤 내용으로 추려야 할지 정해야 했다. 이때부터 11월까지는 사실상 주말이 사라졌다. 자투리 시간에 그때그때 쓰는 건 집중이 안되어서, 주말에 날을 잡고 몰아서 했다.

  • 0821 미리보기 1, 자기소개 글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공개된 공간에, 공식적인 내 소개를 글로 하는 게 처음이었던지라 좀 부담이 있었다.
  • 0828 자기소개 글 작성 완료. 캐주얼한 톤으로, '덕업일치'를 키워드로 잡았다. 나를 덕후로, 디스럽트를 '덕후들의 잔치'로 설정. 관련한 후기는 따로 정리해두었다. 동시에 미리보기 2, 디스럽트 소개 글 작성에 착수했다.
  • 0901 자기소개 글이 정식으로 발행되었다.
  • 0904 미리보기 2, 디스럽트 소개 작성 완료. 메인 토픽은 '토르투가', 토르투가는 과거 해적들이 모여들었던 마을 이름이다. 관련 후기
  • 0905 출장 일주일 전, 퇴근 후 카우앤독에 들러 리포트의 구성에 대한 논의를. 대략의 아웃라인을 정리해두었다. 세션과 부스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강조해서.
  • 0909 디스럽트 소개 글도 정식으로 발행
  • 0910 출국 (도착해서 1.5일은 놀았다)
  • 0912~14 행사 참석 (우연찮게 같이 참석한 후배를 만나, 큰 도움을 받았다)
  • 0916 귀국 (마침 추석 연휴가 있었던 덕에 회사 휴가는 며칠 쓰지 않았다)

 

9월 하순부터, 리포트 작성
 

주말만으로는 시간이 도저히 나지 않을 것 같아, 평일 업무시간 후의 시간도 쏟아붓기 시작했다. 디스럽트 행사가 생각보다 내용이 없어서 뭔가 처음부터 글을 써야 할 것 같은 느낌. 리포트 작성엔 3주 정도 걸린 것 같다. (실제 순 작업시간은 열흘 정도)

  • 0920 출장 전 세워놨던 아웃라인을 전부 갈아엎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이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다.
  • 0924 중간 리포트는 팩트 정리&해제, 최종 리포트는 생각할 거리로 나누어 작성하기로 하고. 본격 시작
  • 0925 서론에 해당하는 '무너질 것인가, 무너뜨릴 것인가'부터 완성
  • 0928 중간 리포트의 작성이 1차로 완료되었다. 그런데 '핵노잼'이라는 생각이 들어 고민에 빠졌다.
  • 0929 서론 부분만 따로 미리보기 3화로 발행되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펀딩 목표 500만 원을 돌파했다.
  • 1003 이 주 주말은 마침 개천절 연휴였고, 이 연휴를 옴팡 중간 리포트 정리에 썼다. 디스럽트에서는 팩트 중에서도 일부분만 정리되었던 까닭에, 완결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그 빈 부분을 메워서 스토리를 완결하려니 생각보다 손이 굉장히 많이 갔다. 그리고 리포트의 문체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 1007 중간 리포트가 발행되었다. 요청받은 분량을 한참 초과해서 작성했다. 중간 리포트를 두 부분으로 쪼갰다. 세션 내용과, 배틀필드&부스 내용을 쪼개서. 세션 내용은 아무래도 하이레벨의 설명이 좀 더 많았고, 배틀필드&부스는 사례 중심으로 정리. 중간 리포트 작성에 대한 회고
  • 1008 최종 리포트의 구성은 상대적으로 쉬웠다. 쓸 내용은 대충 머릿속에 있었다. 사례 정리보다는 그 사례들을 개념화/추상화시켜서 엮는 게 좀 더 편한 것 같다.
  • 1013 최종 리포트 작성 완료. 중간 리포트는 거의 2주 걸린데 반해 최종은 1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 1013 선릉에서 에디터 현 님, 마케터 우창 님과 식사. 리포트와 세미나에 대한 논의를 했다. 세미나에 대한 논의를 했다. 내가 PT로 팩트와 화두를 정리하고 이후 논의를 진행하기로.
  • 1021 최종 리포트가 발행되며, 프로젝트 펀딩은 공식적으로 종료되었다. 최종 스코어는 133명, 730만 원 (목표대비 146%)

프라이빗 살롱 중 ©손현

10월 하순부터, 세미나와 살롱

  • 1022 세미나를 앞두고, 장표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100~120분이니, 사실 꽤 긴 프레젠테이션이다. 지루해질 가능성이 200% 정도 된다. 이걸 끌고 가기 위해서는 뭔가 기승전결이 필요했다. 그리고 심플하고 강력한 프레임이 필요하다.
  • 1023 100장이 넘는 장표를 찍었다. 보고서가 아닌 발표용 장표라 막 그리 부담스런 작업은 아니었다. '핑퐁의 프레임'을 핵심 뼈대로, 아주 장기 텀의 스토리를 구상했다.
  • 1025 세미나가 진행되었다. 카우앤독 대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참석자는 25명이 살짝 안 되는 수준. 일방향 발표와 간단한 Q&A로 진행했다. 생각보다 좀 길어져서 2시간 가까이해버렸다. 지인 몇 명이 찾아주었다. 워낙 늦은 시각에 시작한 게 아쉽다. 뒤풀이 같은 거라도 있었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 (세미나 회고)
  • 1029 프라이빗 살롱 1차. 장소는 카우앤독 대회의실. 10명이 살짝 안 되는 멤버. 세미나와 살롱은 확실히 다르다.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았다. 그날 촛불집회가 열렸다. 끝나고 그곳에 들러보았다.
  • 1030 프라이빗 살롱 2차. 카우앤독 세미나실. 장소가 작았는데, 왜인지 집중이 좀 덜된 느낌이었다. 자리배치의 문제였을까. 서로의 얼굴이 한눈에 들어올 수 있는 장소가 좋은 것 같다. 후배가 왔다. 살롱 행사를 마치고 후배랑 따로 식사.
  • 1105 프라이빗 살롱 3차 @ 디웰 오늘살롱. 장소 몰입도가 좋다. 발표하기 좋은 대형 스크린도 있고, 토론하기 위한 대형도 좋다. 피자와 맥주를 깔았다. (운영비가 많이 들었을 것 같다) 살롱에 대한 보다 자세한 회고
  • 1112 디너 (서촌 서촌김씨) - 파토. 민중총궐기가 있는 날, 하필 서촌이었다. 경찰버스 차벽 때문에 식당에 진입하지를 못했다. 결국 디너를 한 주 미뤘다. 같이 진입하지 못한 참석자 한 분과 따로 식사를 했다.
  • 1119 디너 (부암동 프렙) 여전히 집회 중이지만, 홍제에서 접근이 가능한 부암동으로 잡았다. 생각보다 좋은 분위기, 재미있는 시간들이었다. 10시 반 정도가 되어 끝났는데 후딱 지나갔다. 공식적으로 프로젝트에서 내가 해야 할 것들은 종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