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에도 문법이 있다

Curator's Comment

일하는 사람에게 있어 보고서는 피할 수 없지만,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운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보고서에는 문법이 존재합니다. 이 문법을 모른 상태로 작성된 보고서는 마치 규칙 없이 영단어를 늘어놓은 것과 같이 명확한 의미 전달을 하지 못합니다.

 

반대로, 학습과 훈련을 통해 보고서의 문법을 체득한다는 것은 비즈니스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콘텐츠는 회의록을 작성할 일이 많거나 첫 제안서를 만들어야 하는 사회초년생들이 읽기를 추천하며, 챕터5까지 읽으면 비즈니스 라이팅의 기본을 잡고 문서 작성 속도를 높일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이후 챕터6부터는 좀 더 정교하게 보고서를 구조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으며, 이 내용은 사회 초년생뿐만 아니라 큰 규모의 프로젝트 제안서를 작성하거나 연간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시니어 이상의 실무자도 참고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하얘지는 머릿속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8년 12월에 발간된 <보고서의 법칙>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A 도서관에 근무하는 김 팀장은 다음주 수요일까지 사업기획보고서를 작성해 도서관장이 주재하는 운영회의에서 발표해야 합니다. A 도서관은 몇 년째 이용객 감소로 중대한 위기를 맞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임무를 김 팀장이 맡게 됐습니다. 김 팀장에게는 엿새의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컴퓨터를 켜고 한글 프로그램을 실행합니다. 빈 창이 뜹니다. 오늘따라 모니터가 더 넓게 느껴집니다. 커서가 껌뻑입니다. 얼른 글자를 처넣으라는 독촉처럼 보입니다. 일단 손가락을 자판 위에 살며시 얹어봅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된 네모난 돋을새김이 느껴집니다. 돋을새김의 윤곽과 윤곽 사이에 작은 허공도 느껴집니다. 오늘따라 그 허공이 벼랑처럼 아득합니다. 어디부터 눌러야 하지? 자판 위에서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보고서에도 문법이 있다

Curator's Comment

일하는 사람에게 있어 보고서는 피할 수 없지만,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운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보고서에는 문법이 존재합니다. 이 문법을 모른 상태로 작성된 보고서는 마치 규칙 없이 영단어를 늘어놓은 것과 같이 명확한 의미 전달을 하지 못합니다.

 

반대로, 학습과 훈련을 통해 보고서의 문법을 체득한다는 것은 비즈니스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콘텐츠는 회의록을 작성할 일이 많거나 첫 제안서를 만들어야 하는 사회초년생들이 읽기를 추천하며, 챕터5까지 읽으면 비즈니스 라이팅의 기본을 잡고 문서 작성 속도를 높일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이후 챕터6부터는 좀 더 정교하게 보고서를 구조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으며, 이 내용은 사회 초년생뿐만 아니라 큰 규모의 프로젝트 제안서를 작성하거나 연간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시니어 이상의 실무자도 참고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하얘지는 머릿속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8년 12월에 발간된 <보고서의 법칙>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A 도서관에 근무하는 김 팀장은 다음주 수요일까지 사업기획보고서를 작성해 도서관장이 주재하는 운영회의에서 발표해야 합니다. A 도서관은 몇 년째 이용객 감소로 중대한 위기를 맞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임무를 김 팀장이 맡게 됐습니다. 김 팀장에게는 엿새의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컴퓨터를 켜고 한글 프로그램을 실행합니다. 빈 창이 뜹니다. 오늘따라 모니터가 더 넓게 느껴집니다. 커서가 껌뻑입니다. 얼른 글자를 처넣으라는 독촉처럼 보입니다. 일단 손가락을 자판 위에 살며시 얹어봅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된 네모난 돋을새김이 느껴집니다. 돋을새김의 윤곽과 윤곽 사이에 작은 허공도 느껴집니다. 오늘따라 그 허공이 벼랑처럼 아득합니다. 어디부터 눌러야 하지? 자판 위에서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관장에게 업무 지시를 들을 땐 이렇게 막막할 줄 몰랐습니다. 관련 자료도 모두 훑어봤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머릿속으로 기획보고서 내용을 정리했으니 글로 풀어내면 되겠지 생각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어디론가 흩어져버리고 블랙홀 같은 구멍만 남았습니다.

 

참고할 만한 자료를 찾으려 포털사이트에 들어갔습니다. 검색어를 치고 블로그, 카페, 기사, 전문 자료 등으로 분류된 검색 결과를 살펴봅니다. 마땅한 게 없습니다. 우연히 한 블로그에 오토캠핑에 대한 글이 많이 올라온 걸 발견합니다. 평소 궁금했던 내용이 잘 정리돼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를 클릭합니다. 하나만 보려고 했는데 꼬리에 꼬리를 물고 클릭하고 있습니다.

 

아뿔싸. 또 한 시간이 지났습니다. 자료를 살펴봅니다. 중요한 것에 밑줄을 그어보니 종이가 온통 붉은 줄로 물듭니다. 줄 그은 부분을 타이핑해가며 정리해보니 딱히 임팩트 있는 구석이 보이질 않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상황입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요?

선택-요약-배열-표현의 기술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은 왜일까요? 보고서에 써야 할 내용을 몰라서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보고서를 쓸 땐 이미 보고자에게 많은 자료와 내용이 주어집니다. 상황이 발생하거나 과업이 내려집니다. 상관의 지시가 하달되고 회의를 통해 많은 아이디어와 결정이 교환됩니다. 과거의 보고서, 통계, 언론 보도, 전문 자료, 벤치마킹 자료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은 보고서에 써야 할 내용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데 그 기준을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차라리 모르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모를 땐 하나씩 찾으면 되니까요.

 

보고서 작성은 결국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아이디어, 텍스트 중 일정한 기준에 따라 어떤 것은 '선택'하고 어떤 것은 '제외'해야 합니다. 선택한 것은 최대한 요약해 짧게 만들어야 합니다. 상관과 대표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것들을 잘 배열해야 하는데, 여기에 구성 전략이 필요합니다. '인지적 노력(cognitive demand)'을 들이지 않고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해야 합니다.

 

결국 보고서 작성법은 선택하고 요약하고 배열하고 표현하는 기술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선택-요약-배열-표현의 기술만 익힌다면 머릿속이 하얘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이런 기술을 모르기 때문에 막연하게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전개하고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이럴 땐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성과가 나지 않습니다.

선택-요약-배열-표현의 기술을 언급하기 전에 글쓰기에 관한 오래된 고정관념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이 고정관념을 깨야만 선택-요약-배열-표현의 기술을 적용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김 팀장이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시작부터 잘 쓰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왜 시작부터 잘 쓰려고 할까요? 글은 내용의 전개에 따라 처음부터 차례차례 쓰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이런 생각은 노트나 원고지로 글을 썼던 시절에 생긴 것으로 추측됩니다. 원고지나 노트에 글을 쓰려면 첫 줄 다음에 다음 줄이 오고, 첫 장 다음에 다음 장이 옵니다. 첫 줄부터 완벽하게 쓰지 않으면 그 부분을 다시 써야 합니다. 중간에 내용을 변경하거나 구성 순서를 바꾸려면 그동안 쓴 종이를 모두 구겨버리고 다시 써야 합니다.

 

지금도 그래야 할까요? 컴퓨터로 글을 쓰는 시대에는 전혀 그럴 일이 없습니다. 컴퓨터에 글을 쓰면 단어와 문장을 고치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구성 순서를 바꾸고 내용을 옮기는 것도 식은 죽 먹기입니다. 블록으로 지정하고 잘라내기, 붙여넣기만 하면 시작이 끝으로 갈 수 있고, 끝이 시작으로 갈 수 있습니다. 중간의 한 부분을 떼어내 시작으로, 끝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접근한다면 시작부터 완벽하게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글은 일종의 덩어리, 블록입니다. 보고서에 써야 할 내용들을 블록처럼 나열하고 그것들을 자유자재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로 보고서를 쓰는 시대에는 한 줄을 쓰지 못했다고 글쓰기를 멈출 필요가 없습니다. 굳이 다음의 한 줄을 이으려 애쓰지 말고 떠오르는 대로 내용의 블록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쓰기 용이한 것부터 블록을 만들다 보면 좀 전에 잘 풀리지 않았던 블록의 한 줄이 떠오릅니다.

 

이런 '블록 글쓰기'의 장점은 생각을 머릿속에 가두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비록 거칠지만 생각을 눈에 보이는 글자로 만들면 생산성이 높아집니다. 이것이 비주얼 싱킹(visual thinking)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신제품을 개발할 때마다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불러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그것을 시제품으로 만들게 했다고 합니다. 생각을 머릿속에 가두는 것보다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들었을 때 결과가 더 좋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김 팀장의 새로운 보고서 작성법

자, 그러면 선택-요약-배열-표현의 기술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해볼까요. 김 팀장에겐 도서관장과 교육청의 지시 사항, 운영회의 결과가 있습니다. A 도서관의 위기 상황을 분석한 지역신문 기사, 외부자문위원회의 권고 내용, 도서관 이용자 현황을 분석한 통계, 이용자의 만족도와 개선점을 물은 설문조사, 전국 도서관 운영 평가 결과, 국내외 도서관 성공 사례를 연구한 벤치마킹 리포트, A 도서관 예산 및 결산자료도 있습니다.

 

첫째, 선택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커스터마이징)

여기서 가장 중요한 척도는 바로 의사결정권자, 즉 도서관장이 가장 알고 싶은 내용입니다. 도서관장은 이용객 감소라는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지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도서관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이 물음에 설득력 있는 답을 하는 것이 김 팀장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김 팀장은 운영회의를 통해 도서관을 특성화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3년 전 A 도서관과 가까운 거리에 B 도서관이 새로 건립됐습니다. 두 도서관 모두 비슷한 콘셉트로 운영되는지라 시설이 좋은 B 도서관으로 이용객이 몰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릅니다. 시설로는 도저히 경쟁할 수 없습니다. 결국 프로그램을 특성화해 활로를 찾아야 합니다.

 

김 팀장은 관련 자료를 살펴봅니다. 고민은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모아놓긴 했는데 이것을 엮는 일이 막막합니다. 작은 조각 그림을 한 바구니 받아서 전체 그림을 맞추는 퍼즐 게임 같습니다. 한 부분을 맞추었는데 다른 부분과 맞지 않습니다. 몇 개의 부분으로 나눠 맞추긴 했는데 이 역시 전체적으로 보면 서로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런 작업 방식을 '바텀업(bottom-up)'이라 부릅니다. 세부적인 데서 출발해 전체를 완성해가는 방법입니다. 이런 방식은 힘은 배로 들고 그 결과는 실망스럽습니다. 선택의 기준이 없기 때문에 초점을 설정할 수 없고, 그것을 중심으로 한 유기적 연결도 불가능합니다.

 

'특성화'라는 초점에 따라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선별해야 합니다. '톱다운top-down' 방식입니다. 특히 이용자의 만족도와 개선점을 물은 설문조사와 국내외 도서관 성공 사례를 연구한 벤치마킹 리포트에서 많은 시사점을 얻습니다.

 

둘째, 핵심을 요약한다(핵심 요약)

특성화 방안에 대한 문제의식은 자료 분석을 통해 더욱 구체화됩니다. 특성화 방안은 여러 가지입니다. 어린이, 청소년, 여성 등 이용자별 특성화와 인문, 과학, 직업 등 테마별 특성화로 크게 나뉩니다. 김 팀장은 우선 과학을 특성화한 K 도서관 사례를 집중 분석합니다. 이렇게 방향을 잡은 것은 이용자의 만족도와 개선점을 물은 설문조사 때문입니다. 과학 프로그램을 개설해달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A 도서관이 위치한 C 시에는 과학기술 관련 정부 기관이 많아 그 기관의 종사자와 가족들이 상당수 살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보다 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조건입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과학기술 관련 기관의 협조를 받기에도 용이합니다. C 시에는 과학고등학교가 있는데 많은 학생들이 이곳에 진학하기를 희망합니다.

 

김 팀장은 과학 분야 특성화로 개선 방안의 방향을 잠정 결정했습니다. 나중에 수정되더라도 일단 가결론을 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학 분야 특성화로 가야겠다는 결정이 이 기획보고서가 궁극적으로 전하려는 용건이 되는 것입니다.

 

이 용건을 뒷받침해줄 이유와 근거, 방법을 찾아봅니다. 용건·이유·근거·방법이 이 보고서의 핵심입니다. 피라미드를 만들어 최상단에 '과학 특성화' 결정 내용(용건)을 쓰고 그 아래 이를 설득할 수 있는 이유·근거·방법을 나열합니다. 자료와 아이디어 가운데 이 피라미드를 채울 내용만 추출해 핵심을 구성합니다. 다른 것은 부차적이기 때문에 일단 제쳐둡니다.

 

도서관 이용자 현황을 분석한 통계, 이용자의 만족도와 개선점을 물은 설문조사, 전국 도서관 운영 평가 결과, A 도서관의 위기 상황을 분석한 지역신문 기사를 통해 A 도서관이 이런 변화를 시도해야만 하는 현재의 상황을 근거로 제시하고 과학 특성화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득합니다.

 

이용자의 만족도와 개선점을 물은 설문조사, 국내외 도서관 성공 사례를 연구한 벤치마킹 리포트, A 도서관 예산 및 결산 자료, C 시의 지역적 특성 등을 통해 과학 특성화의 당위성과 구체적 방법을 도출해냅니다.

 

셋째, 전략적 배열이 필요하다(두괄식, 카테고리, 개조식)

이렇게 핵심을 정리하고 나면 나머지 내용은 모두 참조에 해당합니다. 김 팀장은 핵심을 정리해 '한 장짜리 보고서(One Page Report, 이하 OPR)'로 만듭니다. 나머지 참조 내용은 핵심의 배열 순서에 따라 OPR 뒤에 첨부문서로 붙입니다.

 

도서관장이 OPR만으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면 최상의 결과입니다. OPR을 보다가 부족한 부분이 생기면 첨부한 참고 문서의 도움을 받으면 됩니다. OPR과 참고 문서를 하이퍼링크로 연결합니다. OPR을 보다 의문이 생기거나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을 때 그것을 눌러 참고 문서를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철저한 두괄식 글쓰기가 필요합니다. OPR과 참고 문서를 나누지 않을 경우 핵심을 기획보고서 맨 앞부분에 배치합니다. 핵심 가운데에서도 용건을 먼저 쓰고 이유·근거·방법을 그 뒤에 적습니다. 한 문장 속에도 핵심 키워드를 앞쪽에 위치시킵니다. 그것을 강조하기 위해 볼드 처리를 하거나 괄호로 묶어줍니다.

 

예전에 김 팀장은 에세이를 쓰듯이 보고서를 썼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용을 전개하는 것입니다. 그런 방식은 정확성과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이제 김 팀장은 용건을 맨 위에 위치시키고 이유-근거(방법)의 순서에 따라 내용을 카테고리로 분류합니다.

 

개요-추진 배경-현황 문제점-해결 방안-기대 효과-조치 사항 등의 각 구성 항목 내용 역시 그냥 나열하지 않습니다. 각 구성 항목의 성격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그것에 맞는 내용을 배열합니다. 적소적재가 필요합니다.

 

각 구성 항목 안에서도 단순 나열이 아니라 카테고리를 활용해 내용을 분류 분석합니다. 개조식 문장 맨 앞의 부호, 즉 약물은 카테고리의 상하 서열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고서의 모든 내용을 카테고리에 따라 정리하면 보고서의 메시지가 파편화되지 않습니다. 김 팀장은 보고서 메시지의 논리 구조를 그대로 유지해 전달할 수 있습니다.

 

넷째, 근거로 설득해야 한다(직관성과 설득력)

도서관장이 기획보고서의 내용을 쉽게 이해하도록 표현해야 합니다. 김 팀장은 핵심을 짧게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논리를 뒷받침하는 근거(사실, 사례, 통계, 인용)를 대부분 생략했습니다. 도서관장은 보고서를 볼 때면 항상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를 김 팀장에게 물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김 팀장은 그 내용을 구두로 이야기해야 했습니다.

 

도서관장에게 반드시 구두로 이야기해야 할 내용이라면 당연히 OPR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그것을 포함하기 위해 보고서 분량이 늘어나는 것은 책잡힐 일이 아닙니다. 핵심에서 비켜난 내용을 나열하는 것이 문제지요.

 

어떤 경우는 백 마디 논리적 설명보다 사실, 사례, 통계, 인용을 제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가 있습니다. 특히 통계는 정확하고 친절하게 해석해주어야 합니다. 별다른 설명 없이 표와 그래프만 나열하면 이해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이제 김 팀장의 기획보고서 초안이 마무리됐습니다. 김 팀장은 초안을 한 번 읽어봅니다. 아내에게도 한번 읽어달라고 부탁합니다. 어떤 부분을 읽을 때 입 안에서 어색한 느낌이 듭니다. 십중팔구 그 부분은 맞춤법이 틀렸거나 비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읽을 때 부드러운 느낌이 들 때까지 고칩니다.


이제 팀 동료들의 평가와 조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도서관장 주재 운영회의 보고가 예정돼 있습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김 팀장의 기획보고서는 더욱더 완성을 향해 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