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이 소개하는 도쿄는 어떤 곳일까?

재미있는 우연이었습니다.

 

저는 도쿄에 살면서 산업과 마켓 트렌드를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도 합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얼마 전 퍼블리에 '일본은 지금 라이프스타일 판매 중'이라는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항상 국내외에서 발행되는 일본 관련 콘텐츠에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데요. 얼마 전 제 눈길을 끌었던 책이 바로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이었습니다. 제목만 보고 경영서라 생각했던 제 예상과 달리, 이 책은 도쿄의 문화와 도쿄라는 도시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쉽게 만날 수 없는 도쿄의 기획자 12명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데다, 일본의 경영 관련 서적은 넘쳐나지만 문화 기획에 관한 책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저는 이 책을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퍼블리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의 큐레이터로 모시고 싶습니다.

아마 이 책은 제가 읽어야 할 운명이었나 봅니다.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은 도쿄와 도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특히, 도쿄의 문화를 이끌어 가는 기획자들이 문화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도쿄라는 도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감각의 여성잡지를 만드는 남성 편집자, 지역 커뮤니티로서의 카페를 만드는 사람, 해외 브랜드의 인테리어를 담당하는 건축가 부부 등 도쿄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철학과 일, 도쿄의 다양한 거리에 관한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먼저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의 수준 있는 감각과 취향을 엿볼 수 있고, 도쿄의 문화적 흐름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에 유행했던 음악과 카페, 바, 출판 등 문화 전반에 대한 이야기들은 현재 도쿄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힌트를 줍니다.

 

둘째, 기획자들의 인생 스토리가 저를 돌아보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도쿄가 매력적인 이유는 고집스럽지만 성실하게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관을 가지고 이를 현실에서 표현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좋은 자극이 됩니다. 그들을 보며 '과연 나는 이들처럼 이루고 싶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가?', '이를 묵묵히 실현해 나갈 용기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