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경험하게 할 것인가
기획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업계에 이미 같은 포지션의 경쟁자가 많아서 완전히 새로운 기획을 내놓아야 하는 경우, 대체 어디에서 기획 포인트를 찾아야 할지 막막하다. 그럴 때는 성공한 레퍼런스를 다시 살펴보고, 핵심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자. 이미 유행해서 익숙해진 것들도 처음에는 모두 낯설었다. 긴자 에디션에서도 뻔하지 않은 것, 경험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욕구를 기획의 힘으로 삼아 실험을 이어가는 팀들을 만날 수 있었다.
긴자 에디션 4주 차 주말 부스에 참여한 아티스트 27개 팀 중 특별히 사진 작업을 주로 하는 두 팀을 선정해 인터뷰했다. 일러스트를 활용한 달력, 에코백, 머그컵, 다이어리 등의 제품은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사진은 그렇지 않다. 사진이란 단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도 제품보다는 작품에 가깝다. 사진이 그림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획의 힘으로 대중과의 연결을 다채롭게 시도하는 팀들이 존재한다. 그들이 자신의 포지션을 어떻게 정의했는지, 작업의 목적과 방향을 설정한 뒤에는 어떻게 보여주고자 했는지, 젊은 기획자들의 근거 있는 자신감을 소개한다. 이 두 팀은 7월에 열릴 도쿄 아트북 페어에서 만날 수 있다.
인터뷰 1 - 기획력은 곧 기동력이다
화려한 캐릭터 굿즈를 앞세워 눈길을 사로잡는 부스들 사이로, 얌전하게 펼쳐둔 컬러 칩(color chip, 색표)* 같은 책들을 마주쳤다. 살짝 밋밋한 느낌에 그냥 지나치려던 찰나, 표지 위에 적힌 'TOKYO/JAPAN'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색을 계통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표색계가 필요로 하는 색채를 실제의 시감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표. (출처: 색채용어사전)
제목만으로는 내용이 전혀 짐작 가지 않아 양해를 구하고 책을 펼쳐 들었다. 사진집이었다. 한 권, 두 권 펼쳐서 사진을 넘겨 보다가 이 책을 만든 사람들이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