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의 성장: 아트‘북’ 페어에서 ‘아트’ 페어로

언제부터인가 SNS 타임라인에 고흐의 '해바라기',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들' 같은 명화 대신, 정체를 알 수 없는 작품 사진들이 공유되기 시작했다. 미술관에서의 작품 관람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게 뭐지?' 싶고, 서점인지 갤러리인지 헷갈리는 독립출판물 서점들의 유행이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독립출판물의 인기를 한두 해의 짧은 역사로 평가할 수는 없다. 독립출판물 서점의 1세대인 유어마인드(YOUR-MIND)가 2010년 오프라인 서점을 연 후 홍대와 이태원을 중심으로 개인 창작자가 직접 만든 책과 굿즈를 판매하는 매장이 빠르게 늘어났다.

아트북 페어에서 만날 수 있는 아티스트 제작상품 ©정지현

이러한 독립출판물 서점들이 유행하게 된 데에는 인스타그램의 힘이 컸다. 미술관 밖에서 글, 그림, 사진, 디자인 등의 활동을 이어가던 아티스트들이 SNS 채널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홍보하기 시작했고 SNS상의 공유와 입소문 덕에 많은 팬이 생겼다. 또한 자신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작품을 찾고 소장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며, 젊은 층에 어필하는 개성 넘치는 독립출판물이 더욱 인기를 끌게 되었다.

 

한국만의 특수한 상황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독립출판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국제적인 아트북 페어에 대한 기대와 반응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아티스트와 관객을 직접 연결하는 플랫폼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인다. 2009년 인디 북/매거진 마켓이라는 컨셉으로 시작된 소규모 행사였던 '언리미티드 에디션(UNLIMITED EDITION)'은 10회째를 맞은 2018년 2만 2000명이 관람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아트북 페어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