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시작하며

Editor's Comment

이 인터뷰는 2018년 5월부터 7월까지 촬영한 'How to Design'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인터뷰이의 확인 및 수정 작업을 거쳐 작성되었습니다. 단, 일부 데이터는 현재 시점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어렵게 생각할 수 있다. 비용이 많이 들고, 신경도 써야 한다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인테리어 애플리케이션 오늘의집을 접하면 생각이 한 번에 바뀔지도 모른다. '누구나 예쁜 집에 살 수 있어'라는 슬로건과 정감 넘치는 일러스트가 그려진 첫 스플래시 화면을 지나면, 저마다 즐겁게 올려놓은 인테리어 사진을 볼 수 있다.

 

인테리어를 통해 일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오늘의집. 그곳에서 일하는 서미나 디자이너에게 그가 추구하는 지향과 디자인에 관해 물어보았다.

문제 해결 수단으로서의 디자인이란?

서미나, 오늘의집 프로덕트 디자이너

김지홍(이하 생략): 처음 디자인하던 시절과 비교했을 때, 현재 디자인을 대하는 관점과 디자인 과정 및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나요?

서미나(이하 생략): 예전에는 웹 프로모션이나 광고에 가까운 일을 했어요. 멋진 키 비주얼(Key Visual)*을 만들거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이미지를 만들었죠. 그때는 '디자인'에서 크리에이티브와 임팩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늘의집에서 일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 매체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화면

현재 저에게 디자인이란,
문제 해결 수단 중 하나예요

생각이 바뀐 이유가 있어요.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 제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저 혼자 디자이너였기 때문에 브랜딩, UX·UI, 콘텐츠 디자인까지 전부 해야 할 것 같았죠. 당시 저희가 생각한 문제의 핵심은 '사용자가 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였어요. 서비스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으면, 다른 브랜딩이나 콘텐츠도 쓸모없잖아요. 그래서 저 역시 UX·UI 디자인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정체성이 UX·UI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때부터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거죠.

 

오늘의집은 고객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나요? 문제 해결 시 디자이너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오늘의집은 어렵게 느껴지는 인테리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예쁜 인테리어 사진과 스토리로 영감을 주죠. 인테리어 방법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요. 또한, 고객들은 사진의 제품 태그나 스토어를 통해 상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시공이 필요하다면 해당 지역의 인테리어 전문가를 찾을 수도 있고요.

오늘의집 메인 페이지 ⓒ오늘의집

오늘의집 디자이너들은 서비스와 고객이 만나는 지점을 설계합니다. 오늘의집의 고객은 다양해요. 어떻게 인테리어를 시작할지 갈피를 못 잡는 고객부터 가성비 좋은 가구 정보를 궁금해하는 고객, 시공업체를 만나서 견적을 받기 어려운 고객까지 존재하죠. 저희는 모든 고객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서비스의 핵심과 가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반영해 프로덕트·그래픽·커머스·마케팅 분야에서 디자인하고 있고요.

 

고객에게 좋은 인테리어 콘텐츠를 최대한 잘 보여주고, 쉽고 빠르게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할 수 있게 서포트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인테리어 시공 전문가와 연결해주는 일. 이 모든 게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역할입니다.

디자이너의 고집을 버리다

현재 UX 디자이너나 UX 프로덕트 디자이너 중에는 시각디자인과 출신이 많습니다. 2000년대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시각디자인학과에서는 디자이너가 자신만의 스타일과 캐릭터가 있어야 한다고 가르쳤는데요. 하지만 UX 디자인 계열에서는 다른 견해가 많지 않나요?

UX 프로덕트 디자이너 관점으로 이야기할게요. UX를 다루는 디자이너는 개인의 디자인 스타일을 내려놓고 다양한 목표를 함께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이 속한 팀과 프로젝트의 목적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하나의 목소리를 내며 성과에 도달해야 해요. 이러한 관점 역시 오늘의집에서 일하면서 생겼습니다.

 

입사 초반에는 '효율, 시스템, 서포트'가 디자이너로서 멀리해야 하는 단어라고 생각했어요. 퀄리티 높은 최상의 디자인을 내놓는 것이 디자이너의 본질적인 일이라고 여겼죠. 제가 오늘의집에서 기존 방식으로 고집부리면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도 있는데요. 지금은 서비스에서 많이 사라졌어요.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다 보니 나중에는 사용자 관점을 고려하면서 프로젝트 목적을 달성하게 되더라고요.

 

오늘의집에는 다양한 인테리어 사진이 올라옵니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인테리어 카테고리의 특수성을 살리는 측면에서 그 사진들을 아름답게 보여주기 위해 서포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돋보여야 하는 건 UI가 아닌
사용자의 인테리어 사진이잖아요
사용자의 인테리어 사진이 잘 보이는 UI 인터페이스 ⓒ오늘의집

디자이너의 고집을 내려놓는 태도는 팀 내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도 반영됩니다. 같은 목표를 갖고 있더라도 다른 팀원들과 의견이 다를 때가 있잖아요. 예전 같았으면 제가 맞다고 주장했을 텐데, 이제는 제 생각과 다른 팀원의 생각을 구현한 시안을 바탕으로 A/B 테스트를 하거나 토론을 해요. 이렇게 서로의 생각을 시각적으로 구체화하면 훨씬 나은 문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프로덕트 디자인은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되나요?

오늘의집에는 재미있는 문화가 있습니다. 팀원들이 오늘의집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남기는 시트가 있어요. 팀원들은 아이디어를 올린 개수만큼 오늘의집 포인트를 받습니다. 버그 및 에러 신고도 계산 항목에 포함되어 있죠. 포인트를 받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는 건 아니지만, 모은 포인트로 살림살이를 장만하기도 하고요.

 

PO(Product Owner), 기획자, 디자이너, CTO(Chief Technology Officer)는 일주일에 한 번 아이디어를 검토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PO는 각 아이디어의 영향력과 확신도를 판단하고, CTO는 구현 용이성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설정하죠. 점수가 낮은 아이디어는 실행하지 않거나 나중으로 미룹니다. 우선순위가 정해진 아이디어는 백로그(backlog)에 태스크(task)로 들어가고요. 할당받는 담당자는 디자이너일 수도 있고, 개발자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태스크를 할당받으면 아이디어의 배경, 목적, 내력, 관련 데이터, 사용자 시나리오, 예상 결과 등을 정리합니다. 그다음에 본격적인 실행 단계로 나아가죠. 디자인 파일을 바로 수정하거나 디테일한 사용자 행동 플로우를 그리기도 하고, 필요하면 가볍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피드백을 들어보기도 합니다. 태스크의 성격과 목적에 따라 산출물은 다양하게 나와요.

오늘의집 직원들이 회의하는 모습 ⓒ오늘의집

산출물이 나오면 다른 팀원들과 피드백 시간을 자주 가집니다. 오늘의집 프로덕트팀은 하루에 한 번, 오후 5시에 10~20분 정도의 짧은 스탠딩 미팅을 해요. 각자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공유하고, 문제가 있으면 해결 방법을 찾고, 전달할 업무 내용을 말하는 자리예요. 그때 "오늘 진행한 작업을 같이 봐주시겠어요?"라고 피드백을 구하는 거죠. 의견을 받으면 빠르게 고쳐 나가면서 최종 화면 디자인을 만듭니다.

 

디자인이 완료되면 우선순위에 따라 개발 문서를 작성해서 개발자와 의논합니다. 개발이 완료되면 팀 전체가 QA(Quality Assurance, 이하 QA)를 진행한 후 배포하죠. 물론 여기서 끝나는 건 아닙니다. 문제가 생기거나 중요한 피드백을 받으면 다시 수정할 수도 있고, 정기회고를 통해 고도화하는 작업을 할 수도 있어요.

 

프로덕트 디자인은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에요. 제대로 된 결과물을 산출하려면 팀원들이 여러 가지 관점으로 검토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죠. 오늘의집 프로덕트팀은 오랫동안 저희 팀에 맞는 프로세스를 고민하고 시도하며 고쳐왔어요.

 

디자인 최종 시안 혹은 새로운 시도가 팀 내에서 부딪힐 때는 어떻게 해결하나요?

의견 충돌이 일어나면 처음으로 돌아가서 '왜' 해당 태스크를 했는지 동료들과 생각해 봅니다. 의사결정에 관련된 데이터도 다시 확인하고요. 데이터의 흐름에서 문제를 찾으려는 거죠. 만약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다면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주변 동료들에게 보여줍니다. 누군가 커피를 마시러 나오면 그때 "이거 어때요?"라고 물어보는 식이죠. 제일 날 것의 피드백은 무방비 상태일 때 나오거든요. 대조되는 두 개의 시안을 만들어서 A/B 테스트를 할 때도 있고요. 이런 피드백들을 모아서 충돌을 해결합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효율적인 업무 관리법

오늘의집에서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빠른 실행,
검증을 돕는 리소스 관리의 효율성,
서비스의 핵심 가치

오늘의집 프로덕트 디자이너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입니다. 이 요소들은 효율성을 중시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업무와 연관되어 있어요. 사업·서비스 기획, 데이터 분석, 개발, QA, 운영 등을 담당하는 팀원들과 얽혀서 일을 진행해야 하거든요. 현재 많은 스타트업에서 그렇듯,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MVP(Minimum Viable Product)*로 테스트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요.

*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 최소한의 기능만을 구현한 제품을 일컫는다.

 

프로덕트 디자인은 개발을 통해 산출되기 때문에 개발자가 효율적으로 최종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고민하고 상의합니다. 가지고 있는 컴포넌트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서버 개발을 거치지 않는 방법을 찾기도 하고, 운영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경을 쓸 때도 있죠.

 

서비스 측면에서 이야기해볼까요? 오늘의집은 인테리어, 리빙, 커머스 등 여러 카테고리에 걸쳐진 서비스입니다. 사용자가 인테리어에 편하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톤앤매너를 갖추려고 해요. 서비스 사용도 최대한 쉬워야 하죠. '쉽게 볼 수 있고,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게 하자'라는 기조를 항상 생각합니다.

 

'인테리어'라는 카테고리는 실체가 명확하지 않아요. 사람마다 정의, 접근 방식, 가격이 천차만별이에요. 누군가는 인테리어를 가볍게 느낍니다. 내 취향을 반영해 액자를 바꾸고, 침대보를 갈아 끼우는 정도로 소박하게 생각하는 거죠. 반면, 누군가는 인테리어에서 리모델링처럼 무겁고 비싼 공정을 떠올립니다. 이렇다 보니,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불특정 다수의 사용자와 소통하는 서비스를 만들면서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할지 고민이 깊어졌어요.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비교적 간단했습니다. 사람들이 집과 인테리어에 관심을 쏟는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한 거죠.

결국, 행복한 일상을 만들기 위해
집과 인테리어에 신경 쓴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매일 먹고 자는 공간, 가족 혹은 지인과 이야기 나누는 공간을 취향에 맞게 바꿔나가며 나의 일상과 삶을 가꾸는 것. 이렇게 자신만의 이상적인 그림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은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진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오늘의집 디자이너로서 서비스의 가치를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끼고요.

 

저희는 인테리어를 통해 일상을 조금씩 바꿔나가며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그 메시지를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해 브랜드 디자인을 담당하는 동료와 집순이, 집돌이, 집냥이 캐릭터를 등장시켜 '누구나 예쁜 집에 살 수 있어'라는 슬로건을 만들기도 했죠.

오늘의집의 캐릭터와 슬로건 ⓒ오늘의집

현재 오늘의집 디자인팀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전반적인 디자인 업무와 프로세스도 궁금합니다.

오늘의집 디자이너들은 각자 담당하는 트랙이나 팀에 소속되어 일합니다. 디자이너끼리는 그룹으로 연결되어 있고요. 프로덕트팀 내에서도 콘텐츠 트랙, 커머스 트랙, 전문가 트랙으로 나뉩니다.

 

디자인 그룹에는 프로덕트팀에서 UX·UI를 담당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두 명이 있습니다. 브랜딩·마케팅·광고 등 전반적인 그래픽 디자인을 담당하는 디자이너, 커머스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도 두 명씩 있고요. 디자이너들은 담당 분야를 다루면서도 결과물에 대한 회고나 협업이 필요한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합니다.

 

이렇듯 오늘의집 디자인 그룹은 늘 함께 프로젝트를 하지 않아도 소속감을 느끼며 일하고 있어요. 디자인 그룹은 상당히 느슨하지만, 서로를 지지하면서 좋은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트랙과 그룹을 조금 더 구분해서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트랙은 같은 목적을 갖고 하나의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함께 만드는 집단을 이야기합니다. 트랙 안에 디자이너, 개발자, 기획자 등 다양한 직군이 포함될 수 있죠. 현재 트랙은 프로덕트팀에만 있습니다. 경험상 속도가 가장 빠르고, 개인의 전문성을 키우기 좋은 구조라고 생각해요.

 

그룹은 같은 직무를 하는 사람들을 통칭해서 부르는 말이에요. 전문적인 관점으로 논의하고, 노하우를 나누는 집단이죠. 디자인 그룹이 트랙이 아니라 그룹인 이유는 디자이너마다 맡은 프로젝트가 다르고, 그에 따른 목적과 하는 일도 다르기 때문이죠.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피드백은 어떻게 오가나요?

최근 디자이너가 충원되어서 같은 직무의 동료끼리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는데요. 다른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조언을 들은 덕분에 혼자 고민할 때 보지 못했던 부분을 보게 됐어요. 특히 툴 사용법과 프로세스 관리 측면에서 많이 배웠죠. 지금은 함께 리소스 파일을 관리하고, 프로덕트 디자인 가이드를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관점을 맞추고,
규칙을 만들어나가는 거죠

다른 직무의 디자이너들과는 슬랙(Slack) 채널과 정기 미팅에서 피드백을 주고받아요. 미팅에서는 각자 결과물에 관해 토론하는데요. 이 과정을 통해 같은 서비스를 만들어나가는 사람들끼리 비슷한 방향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다른 직무의 디자이너와 함께 TF로 참여하거나 협업할 때는 더 가깝게 일하며 피드백을 주고받습니다. 오늘의집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작업을 처음 했을 때, 프로덕트 디자이너인 저 역시 브랜드 디자인을 맡은 디자이너와 지속적으로 협업하며 프로젝트에 일조했어요.

 

UX·UI 디자인으로 한정하면 같은 트랙의 PO, 기획자, 개발자들과 자주 이야기합니다. 애초에 트랙이라는 구조가 같은 목표를 가진 팀원들과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서미나 디자이너가 말하는, 스타트업 디자이너의 '내려놓기'

스타트업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보통 스킬셋이나 마인드를 이야기하는데요.

다룰 수 있는 스킬셋은 많을수록 좋아요. 무엇보다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원리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저는 개발 알고리즘과 사고법을 공부하려고 노력했지만 상당히 어려웠어요. 대신 일하면서 직접 부딪히기를 택했습니다. 주변 개발자들을 부단히 괴롭혔죠. 디자인팀과 개발팀은 협업이 밀접하게 이루어지는데, 다행히도 개발자들이 열린 마음으로 친절하게 도와줬어요. 제가 새로운 디자인을 하면서 "이것을 디자인하고 구현하려면 개발에서 무엇이 필요합니까?"라고 물어보면 그때마다 필요한 배경지식이나 요소를 많이 알려줬죠.

 

이렇게 차곡차곡 경험이 쌓이면 책을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넘기는 것보다 기억에 오래 남아요. 제대로 된 지식으로 쌓이는 거죠. 덕분에 저는 실무자의 시선으로 프론트엔드와 백엔드의 관계나 서버 연동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이건 스타트업이라 가능한 부분이라고 봐요. 분화가 잘 이루어진 대기업에서는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이런 방식으로 일하기 어렵다고 들었거든요.

 

디자인 마인드 관련해서도 생각이 바뀌었어요.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이라는 말이 있죠. 린 스타트업에 따르면, 완벽하지 않더라도 빠르게 실험을 거듭하며 제품을 고쳐나갑니다. 디자이너들은 그 개념과 방법론에 많이 부딪혀요. 강의를 듣고 실습할 때는 디테일이 완벽해야 한다고 배웠으니까요.

* 아이디어를 최소 요건 제품으로 빠르게 만든 뒤 시장 반응을 거쳐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전략 (출처: 시사상식사전)

 

저도 디자이너로서 이 방식이 힘도 들고 이해가 안 된 적이 있었죠. 그런데 오늘의집에서 일하다 보니 제 시안에 대한 허용 범위가 넓어졌어요. 시각적으로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넘어갈 수 있는 마인드를 갖게 된 거죠.

개인이 지향하는 완벽주의를 버리고
팀의 사이클에 녹아든 셈입니다

만약 제가 어떤 기능을 빠르게 만들 때, 그것이 미적 기준을 완벽히 달성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인드가 있다면 동료들과 행복하게 일할 수 있다고 봐요. 그런 마인드가 즐겁게 일하는 업무 환경을 만든다고 생각하고요.

 

시각적인 완성도는 기능을 구현하고, 검증한 다음에라도 높일 수 있어요. 그게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일하는 장점이기도 하고요.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제가 원하는 완성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팀원들의 피드백과 검증이 필요한 시기에는 빠르게 디자인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단계에 따라 덜어내고 포기할 줄 아는 거죠.

 

디자이너는 멘탈이 강할 필요도 있습니다. 스타트업에서는 동료들이 피드백을 자주 교환해요. 언제나 좋은 디자인만 할 수는 없다 보니 가끔 팀원들이 "미나 님, 이건 좀 별로인데요"라며 피드백을 툭 던질 때가 있어요. 그때 당황하거나 무례하다고 생각하기 전에 '이 사람은 왜 그렇게 생각할까?'라고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며 생각의 시작점을 잡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의견이 디자인을 처음 본 사용자의 말일 수도 있으니까요. 피드백을 부정적으로 대하면, 다음번에 진실한 피드백을 듣기가 어렵습니다.

 

오늘의집에는 어떤 디자이너가 새롭게 합류하면 좋을까요?

오늘의집이 일하는 방법 ⓒ오늘의집디자인을 문제 해결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스타트업에서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그 문제들은 프로젝트 이슈나 회사의 목표와 연관될 수 있어요. 그렇기에 당면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 좋겠죠.

 

업무 스펙트럼이 넓은 사람도 좋습니다. 디자인이라는 직무에 갇히지 않고 일의 본질을 생각하는 디자이너가 오늘의집과 잘 맞을 거 같아요. 어떤 태스크를 실행할 때, 해야 하는 일의 경계가 중요하지 않은 거죠.

 

마지막으로 집을 자신의 취향으로 예쁘게 꾸미는 일상의 즐거움을 아는 집순이, 집돌이라면 오늘의집에 찾아오는 사용자를 잘 이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Shutterstock서미나 디자이너와는 2018년 봄부터 교류했다. 디자인 스펙트럼 행사에서도 마주치며 몇 개월에 한 번씩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에게서 항상 치열하면서도 생기 넘치는 에너지를 느꼈다. 오늘의집과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인터뷰 내내 자신이 만드는 서비스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오늘의집이 앞으로도 많은 사람의 일상에 즐거운 변화를 선사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