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시작하며

Editor's Comment

이 인터뷰는 2018년 5월부터 7월까지 촬영한 'How to Design'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인터뷰이의 확인 및 수정 작업을 거쳐 작성되었습니다. 단, 일부 데이터는 현재 시점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2014년 즈음,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는 코딩이 유행이었다. 수많은 코딩 스터디와 강의가 생겼고, 많은 디자이너가 코드의 바다에 빠졌다. 누군가는 발만 잠시 담갔고, 또 다른 누군가는 지금도 그 바다에서 자유롭게 유영하고 있다.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Watcha)의 박성완 디자이너는 그보다 훨씬 전 코딩에 빠졌다. 그는 시각디자인학과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배웠지만, 알고리즘 위에 코드를 쌓고 철저한 계산으로 결과물을 도출하는 일이 자신에게 더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커리어 초기에는 공동 창업한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왓챠로 옮겨서도 1년간 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그는 개발 업무 비중을 줄이고 왓챠의 서비스를 전담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전향한 상태다. 무엇이 그를 디자이너로 돌려놓았을까? 다시 디자인으로 돌아온 그는 어떤 견해와 사고방식을 갖고 있을까?

논리적인 디자인이란?

박성완, 왓챠 프로덕트 디자이너

김지홍(이하 생략): 예전과 비교했을 때, 시간이 흐르면서 디자인을 바라보는 관점에 어떤 차이가 생겼나요?

박성완(이하 생략):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디자인을 '예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포스터, 책, 웹에 보이는 화면을 아름답게 만드는 거죠.

 

제가 디자인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한 때가 한창 웹이 시작된 2000년대 초반이었어요. 그때는 굴림체 폰트의 웹사이트가 많아서 안티앨리어싱(Anti-aliasing)*된 윤고딕 같은 폰트로 구성된 화면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이런 지점에서 '타이포그래피에 따라 화면이 달라 보이는구나', '디자인이 무언가를 아름답게 만드는구나'라고 생각했고, 디자인을 전공으로 선택했죠.

* 서체, 이미지 등 픽셀의 계단 현상을 부드럽게 완화하는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