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운 것은 업무공간만이 아니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7년 7월에 발간된 <창업가의 일>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큐레이터의 코멘트는 회색 박스로 표시했습니다.

스타트업은 본질적으로 혼돈 그 자체다. 줄 맞춰 정돈된 큐비클과 복도, 임원들이 혼자 쓰는 조용한 사무실, 잘 정리된 문서수납장 같은 것들과는 거리가 멀다. 구글플렉스(Googleplex)라 불리는 구글의 본사 건물에 들어가면, 2층에서 1층으로 타고 내려오는 미끄럼틀, 짐볼, 푸스볼, 당구대, 아케이드 게임기, 당장이라도 밴드 연주를 할 수 있는 드럼과 기타, 너프건, 다트, 레고블록, 벽에 그려진 그래피티와 책상마다 어질러져 있는 안드로이드 인형 같은 것들을 볼 수 있다. 일과 중에 동료들과 농구를 하고 오는 무리들, 자전거나 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 잔디밭에 앉아서 수다(회의일 수도 있다)를 떠는 사람들을 언제나 볼 수 있다.

 

그러나 착각하지 마시라. 구글이 돈을 많이 벌어서 이런 환경을 갖춘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 창업한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은 사무실을 학교 캠퍼스처럼 만들고 싶어 했다. 언제나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할 수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만들어볼 수 있고, 동료와 같이 농구하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구글뿐 아니라 대부분의 실리콘밸리 회사들은 이런 업무공간을 선호한다. 샌프란시스코의 소마(SOMA) 지역에 있는 드롭박스에서는 금요일 오후가 되면 사무실 한가운데 있는 큰 바에서 바텐더가 만들어주는 칵테일을 비롯해 와인과 맥주를 마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