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필요하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7년 7월에 발간된 <창업가의 일>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큐레이터의 코멘트는 회색 박스로 표시했습니다.

아이디어가 있고 MVP로 검증했다 하더라도, 제대로 된 스타트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이 로켓이라면, 벤처캐피털이 투자하는 거액의 투자금은 내 로켓을 우주궤도까지 쏘아올려줄 3단 로켓이다. 하지만 그 전에 스스로 날아오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 준비과정에 들어가는 돈은 스스로 마련할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벤처캐피털이나 외부 투자자가 투자해주기 전까지는 어떻게 회사를 운영할까? 먼저 가족과 친구들이 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이를 'F&F(Friends & Family)라운드'라 부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잘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한다고 나선 것만으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텐데, 돈까지 달라고 하면 더욱 미운털 박히기 십상이다. 실제로 현금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남편이나 아내가 따뜻한 말로 응원해주거나, 부모님이 지지해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투자를 유치했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다.

 

그다음은 '비자 라운드'다. 맞다. 당신이 매일 사용하는 그 신용카드 'VISA'다. 창업을 하면 매달 들어가는 돈이 많아진다. 월세를 아낀다 하더라도 노트북과 여러 가지 개발에 필요한 장비, 소프트웨어, 교통비, 출장비, 식비 등 이래저래 들어가는 돈이 만만찮다. 이런 비용들은 모두 신용카드로 쓰고, 회사 은행잔고가 떨어지면 다른 신용카드로 돌려막는다.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브라이언과 조 역시 초창기에는 돈이 없어서 명함을 모아두는 커다란 폴더에 수십 장의 신용카드를 꽂아두고 더 이상 신용카드가 발급되지 않을 때까지 카드로 돌려막았다. 스타트업들이 쓰는 신용카드 금액으로만 따지면 아마 비자가 세상에서 가장 큰 벤처캐피털이지 않을까 싶다.

 

창업가의 돈은 한 푼도 쓰지 않은 스타트업에 아이디어 하나만 보고 거금을 투자해줄 천사 같은 벤처투자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는 창업가의 돈과 시간,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핵심은 창업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F&F 펀드와 비자라운드의 자금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부담감도 커진다. 나의 실패가 가족, 친구들의 고통으로 이어지는 것을 원하는 창업가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