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 호텔은 왜 선전을 선택했나?

부가가치를 추구하는 시대를 오히려 역행하고 싶었습니다.

- 1983년 무지 광고, <무인양품 디자인 1권>

무지의 철학은 1983년 광고 문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명확하다. 지금까지도 자신만의 철학을 고수하며, 7천여 개가 넘는 생활용품을 만든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소품'으로 시작해서 주택구매, 개조, 분양 등 '주거'영역까지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갔다. 2018년 무지 라이프스타일은 무지 호텔 선전에서 '의식주'로 완성된다.

 

무지가 호텔을 시작한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호텔 어메니티(amenity)를 포함한 생활용품을 만들어 왔을 뿐만 아니라, 주택 비즈니스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무지 매장에서 판매하는 침대, 파자마, 슬리퍼와 칫솔, 전기 포트와 커피를 골라 원하는 건물, 방 안에 올려놓으면 어느새 호텔의 구색을 갖출 수 있다. 요식업에서도 이미 일본과 홍콩, 대만 등 5개국에서 운영하는 카페 앤 밀 무지(Cafe & Meal MUJI)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무지는 의식주 분야의 비즈니스를 이미 경험했다. 손쉽게 팔을 뻗을 수 있는 거리에 호텔 비즈니스가 있었다. 무지 호텔 투어를 하면서 호텔리어에게 왜 첫 도시가 선전이었는지 물었다. 그의 대답을 들으며 조금씩 의문이 풀리기 시작했다.

 

무지가 호텔 비즈니스를 고민한 건 10년 전부터였다. 문제는 입지, 운영, 자본투자를 함께 할 파트너였다. 과거 무지는 해외시장을 개척할 때,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는 파트너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었다. 호텔은 입지를 한번 정하면 바꾸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비즈니스이기에 도시 선택에 더 신중했을 것이다.

무지는 중국을 기업 성장을 이끄는
거점시장으로 보고 있다

2005년 중국에 진출한 후 매장 수는 2018년 200개를 넘어섰다. 홍콩에만 1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경제특구로 지정된 후 선전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인구 30만에 불과하던 농어촌 지역의 이미지는 사라진지 오래며, 지금은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가 모이는 도시이다.

 

하지만 소비자 성향만으로 호텔 비즈니스의 첫 도시를 선정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내수 시장만으로는 수요가 부족할 수 있고, 호텔을 세우고 운영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했을 것이다. 무지 호텔에게 선전은 '강력한 여행 수요'와 '호텔을 운영할 파트너'라는 두 조건을 만족시키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