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리제이션의 의미

다양한 경력의 로컬리제이션 전문가들에게 로컬리제이션에 관해 묻다 보니, 나 자신도 로컬리제이션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비즈니스에서
로컬리제이션은 예의다

엉망으로 번역한 글로벌 브랜드 페이지나 앱을 보면 한국 소비자를 무시하는 건가 생각이 든다. 에어비앤비 한국어 호스트 동영상에 일본인 모델을 쓰는 것에 기분이 나빴던 것도, 현지 시장과 문화에 대한 예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스타가 한국을 방문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의 간단한 인사말을 한국어로 하는 것도 한국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행동으로 비친다. 긴 한국어를 외워 더듬거리며 말하는 외국인을 보면 호감이 생기기도 한다.

 

로컬리제이션은 현지 사용자에 대해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는 것과 같다. 그게 제대로 된 번역이든, 현지 법규나 문화에 대한 이해든, 성의가 얼마나 있는지 소비자가 먼저 알아차린다.

 

개인적으로, 내게 로컬리제이션은 세상으로 통하는 문이다. 대학 시절 지구환경과학을 전공했고, 그때까지도 과학자나 교수가 될 줄 알았다. 통번역대학원에 진학한 후에도 프리랜스 통역사로 살 줄 알았지, 회사에 다닐 줄은 단 한 순간도 상상해본 적 없었다. 그런 내가 12년 차 직장인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로컬리제이션이라는 창으로 세상을 보는 게 재밌고, 새로운 경험을 계속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구글 로컬리제이션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때, 한국어를 사용하는 수천만 명의 사용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뿌듯했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한국 사용자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나라는 점도 신기했다. 세상을 바꾸는 회사에 다닌다는 자부심,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로컬리제이션팀에 수십 명의 언어 전문가가 있다 보니 세계 각국의 문화를 배우며 시야도 넓어졌다.

©ROBIN WORRALL/Unsplash에어비앤비로 이직한 후에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로서 로컬리제이션이 크게 다가왔다. 여행은 세상을 배우고 나와는 다른 삶의 방식을 만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현지 문화와 커뮤니티를 경험하기 어려운 '관광' 대신 현지에서 '살아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에어비앤비의 미션이 마음에 와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