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가장 믿음직한 지적 조력자를 키우는 방법

이제 더는 할 이야기가 없군요. 책을 정리하고 완벽한 서재를 꾸미는 데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머리말에도 썼지만 정답은 없습니다. 수학 문제를 푸는 것도 아닌데 정답이 있을 리가요. 결국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수밖에요. 그래도 전혀 소용없는 글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제 글을 읽고 실수를 줄이고 응용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책방에 쌓인 책과 욕심부려 서재로 가져온 책을 어떻게 정리할까 고민 중입니다. 힘들겠지만 완벽한 서재를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서가에 꽂아 둘 수 있는 만큼만 책을 가지는 겁니다. 거기서 더 넘치면 짐일 수밖에 없습니다. 도저히 풀 수 없는 퍼즐게임에 빠져드는 것과 비슷하달까요.

공간이 크든 작든
서가에 꽂아 둘 수 없을 만큼
책이 쌓이기 시작하면
시련이 시작됩니다

오카자키 다케시는 <장서의 괴로움>에서 "책이 아무리 많더라도 책장에 꽂아 두는 한 언제든 검색할 수 있는 듬직한 '지적 조력자'"라고 정의합니다. 하지만 서가에서 벗어난 장소에 쌓이기 시작하면 융통성 없는 '방해꾼'으로 전락하고, 더 나아가 통제할 수 없는 지경이 되면 '재해'가 된다고 경고합니다.

 

저도 이 의견에 동의합니다. 완벽한 서재란 '지적 조력자'와 같은 의미라 생각합니다. 지적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없는 서재는 단순한 책 창고일 수밖에 없습니다.

 

완벽한 서재, 지적 조력자를 곁에 두기 위해선 먼저 책 고르는 안목을 키우는 일이 필요합니다. 만약 제가 일찍 안목을 키울 수 있었다면 지금 같은 처지에 있지는 않았겠죠. 안목을 키우는 일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안목을 키우려면 시간과 비용을 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잘못된 선택으로 후회하는 일도 필수로 겪어야 합니다. 직접 경험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안목을 키울 수 없으니까요. 훌륭한 스승을 만난다면 그 과정을 줄일 수 있겠죠. 하지만 그런 스승을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독서 모임에 참석하거나 깊이 있는 서평을 찾아 읽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