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포럼은 이럴 만한 가치가 있는가?

다보스 포럼(Davos Forum)*, 그 일주일을 위해 어마어마한 자원이 동원된다. 60여 개국 정상급 인사를 포함해 3,000명의 인사가 눈보라가 치는 다보스에 모인다. 공식 프로그램만 400개가 넘는 일정이 쉼 없이 굴러 간다. 사람들은 오전 7시에 열리는 조찬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부터 서두르고, 밤늦게까지 담소를 나누며 몰려오는 피곤을 참는다.

* 정식 명칭은 세계경제포럼(The World Economic Forum, 이하 WEF)이다. 연차 총회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려 다보스 포럼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다보스로 가는 첫 기차를 기다리며 ⓒ신명철

다보스 포럼은 이럴 만한 가치가 있는가? 당장의 투자수익률을 따지는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보스 포럼에서 누군가의 연설 덕에 투자를 받았다고 자랑한 사람도 있었지만 정책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 효과를 확인하고 평가하기 위해선 한 세대를 훌쩍 넘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다보스 포럼이
1월에 열리는 이유
호흡이 긴 만큼 방향은 매우 중요하다. 다보스 포럼이 겨울, 그것도 모든 사람이 가장 분주한 1월에 열리는 이유가 뭘까. 포럼은 전 세계의 신년 아젠다 설정에 영향을 끼치고자 한다. 즉 포럼에서 보고 들은 내용을 토대로 사업 방향과 계획을 정하고, 정부나 관계부처 혹은 기업 그리고 사회단체가 실행에 옮기길 바라는 것이다. 이건 다보스 포럼이 48년간 꾸준히 보여준 순기능이다.

 

포럼을 위해 조직적으로 일하는 700여 명의 직원과 포럼과 연계하는 막강한 커뮤니티는 집단지성으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다보스 포럼은 지난 1년 동안 진전된 이야기를 점검하고 또 다른 미래의 방향을 그리는 의식(ritual)으로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