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모여서 조직을 만드는 데는 목적이 있습니다. 국가를 예로 들자면 사람들을 육체적으로 보호하고(국방, 치안, 소방),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해주고, 사회적 약자 보호(세금, 복지 체계) 등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회사도 마찬가지로 목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인 곳이 있고,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곳도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조직을 이루면 필연적으로 의사결정의 문제가 생깁니다. 조직에서 의사결정을 어떻게 내리는가는 결국 누가 권력을 갖고 있는지로 연결되며, 조직의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철학으로 이어집니다.
원래 이러한 철학은 목적을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모습이 되어야 하지만 과거의 모습을 관습처럼 이어받기도 하고 다른 조직의 모습을 그대로 베껴오기도 합니다.
고대 국가는 가장 힘이 센 사람이 부족을 이끄는 구조였다가 어느 순간부터 왕권을 가진 자들이 권력을 세습하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대부분이 투표로 대표자를 선출하는 민주주의 구조입니다. 아마도 민주주의라는 구조가 국가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가장 안정적인 방법이고, 국가들끼리 서로를 벤치마킹하다 보니 그렇게 굳어졌을 것입니다.
수직적인 문화를 가진 회사는 소수의 경영진이 의사결정을 내리면 이를 조직이 빠르게 실행하는 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즉, 여기에 깔려 있는 가정은 '시장 환경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똑똑한 소수의 사람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평범한 직원들은 자신들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스스로 생각할 수 없으며 시키는 일만 하면 된다', '관리하지 않으면 직원들은 태업한다' 등입니다. 바로 테일러리즘(Taylorism)*이라 불리는 경영철학입니다.
* 조직의 운영, 관리에 있어 처음으로 객관적 수치와 데이터를 도입하여 현대 경영학의 효시가 된 과학적 관리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