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회사에 가지고 오는 선물

만화영화나 히어로 영화를 보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플롯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엄청난 미지의 힘을 가지고 있는데, 아직 그 힘을 완전하게 다루지 못합니다. 악당은 주인공의 힘을 노리고 공격해서 주인공을 몰아붙입니다. 패배하기 직전, 주인공은 마치 포기한 듯 '내 힘을 원해? 그렇다면 줄게!'라고 외치며 힘의 원천을 악당에게 넘겨줍니다. 악당은 힘을 얻고 기뻐하지만, 엄청난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하고 3초 후에 '그만! 안 돼!' 같은 대사를 외치며 자멸해버립니다.

* 대표적으로 <헐크> (2003)나 <쿵푸팬더3> (2016)

 

자유와 책임(Freedom & Responsibility) 그리고 고성과(High Performance)를 강조하는 넷플릭스의 조직문화를 보다가, 우리에게 자율성도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넷플릭스의 조직문화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퇴직수당(Severance Package)입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판단하라. 휴가도 얼마나 쓰든지 상관없다.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도 상관없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만 보겠다. 다만 탁월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두둑한 퇴직수당을 받게 될 것이다.

마치 '자율을 원해? 원한다면 줄게. 그런데 감당할 수 있겠어?'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런던경영대학원(LBS)의 게리 해멀(Gary Hamel) 교수는 사람이 직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을 여섯 단계로 설명합니다.

ⓒ게리 해멀

그런데 왜 3단계와 4단계 사이에 선이 그어져 있을까요? 그것은 아래 세 단계인 순종, 성실, 전문성은 회사가 직원에게서 강요하고 이끌어낼 수 있지만, 위의 세 단계 적극성, 창의성, 열정은 강요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게리 해멀은 이 세 가지를 '직원이 회사에 가지고 오는 선물'이라고 표현합니다. 직원들의 아래 세 단계 역량만 끌어내는 조직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회사에 선물을 들고 오는 조직이 경쟁한다면 어느 쪽의 승산이 높을까요?


직원들의 자발적인 선물을 받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자율적 조직문화입니다.

무엇에 대한 자율성인가?

이제는 익숙할 레이 달리오의 개념도를 다시 보면서, 목표(Goals), 설계(Design), 그리고 피드백(Feedback)에 대한 자율성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