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마리 토끼를 잡는다
BRUTUS는 격주간지입니다. 2주에 한 번 새로운 호가 발행됩니다. 그런데 이 2주라는 주기는 단순히 시간상의 간격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2주는 콘텐츠가 생성돼 독자에게 전달된 뒤 휘발되기까지의 기간이고, 동시에 잡지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다져나가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구성할 때, 격주간지에 알맞은 내용인지 아닌지가 중요합니다. 이는 독자와 소통의 템포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고, 잡지가 스스로의 리듬을 갖출 수 있는 조건입니다.
그래서 BRUTUS는
콘텐츠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동시에 추구합니다 한 호 한 호가 진중하고 두텁지만 2주 뒤에는 불면 날아갈 정도의 가벼움을 갖추려는 겁니다. 2주를 간격으로 일정한 굴곡을 그립니다.
BRUTUS는 거의 모든 것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그 방대한 내용을 세 가지 분류로 나누어보았습니다. 첫째는 팔리기 위한 BRUTUS, 둘째는 광고를 따기 위한 BRUTUS, 그리고 마지막은 잡지의 색을 내기 위한 BRUTUS입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종류는 각기 세 부류의 독자와 어우러집니다. BRUTUS가 좋아서 사는 사람, 영화 <스타워즈>나 여행 특집같이 특집의 주제가 좋아서 사는 사람, 그리고 특집의 주제에 따라 사고 사지 않는 사람. BRUTUS는 이 여섯 항목의 사이에서 줄을 탑니다. 어느 곳에도 치우치지 않고 모두를 잡으려 합니다.
고양이 특집, 개 특집 같은 건 팔리는 주제입니다. 실제로 2009년 3월 1일에 발매된 '고양이로소이다(猫である)'는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이후 BRUTUS는 고양이를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같은 특집을 반복하면 독자가 달아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BRUTUS의 팬, 마니아들이 멀어질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BRUTUS적인, BRUTUS의 색을 드러내기 위한 코어한 특집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 잡지의 대중성이 흐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