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페이스북 메신저는 '친구'가 아닌 사람으로부터 오는 메시지를 별도로 보관한다. 친구라면 실시간으로 메시지 알림이 오지만, 아닐 경우 별도의 알림도 없다. 웬만해서는 보관함을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메시지가 침잠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2016년 8월 22일, 어쩌다가 보관함을 열었고 메시지 한 통을 발견했다.

도쿄에서 출판사, 서점을 운영하는 김승복입니다. 저는 주 2~3회 대담을 중심으로 하는 행사를 여는데, 어떻게 하면 이 내용들을 흘려버리지 않고 잘 남길 수 있을지, 또 어떻게 독자들에게 전달할 것인지 고민입니다.

메시지가 온 날짜는 2016년 4월 10일, 이미 4개월 전이었다. 얼마 전 우연히 신문 기사를 통해 김승복 대표의 이야기*를 읽었기 때문에 아차 하는 마음으로 부랴부랴 답장했다. 뒤늦은 답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회신이 왔다. 마침 서울 출장 일정이 잡혀 있던 김승복 대표를 PUBLY 사무실에서 만날 수 있었다. 2016년 9월 1일, 그렇게 첫 만남을 가졌다.
* 김승복 대표 관련 기사
'어수웅의 르네상스人: 내가 먼저 '맛본' 좋은 책, 이제야 일본도 맛봐' (조선일보, 2016.8.3)
'편집자 레터: 日 1인 출판사 쿠온에서 온 편지' (조선일보, 2016.1.23)

김승복 대표와의 첫 만남 ©손현

김승복 대표는 일본에서 '쿠온(CUON)'이라는 출판사와 '책거리'라는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독특하게도 한국의 책을 일어로 번역하여 출간하고 팔고 있다. 책거리는 일본 서점 문화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진보초(神保町)*에 있다.
* 도쿄에서 책의 거리로 유명한 곳으로 고(古)서점이 가장 큰 규모로 밀집한 지역이다. - PUBLY

 

김 대표는 1991년 일본으로 건너가 26년 동안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책과 연관된 일을 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신나게 한다.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어린아이처럼 기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로.

 

첫 만남 전에 김승복 대표가 보낸 메일에는 보다 구체적인 고민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