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떠난 포틀랜드, 느닷없는 여름휴가

덥디 더웠던 2016년 여름을 칸 국제광고제 프로젝트와 함께 동고동락했다. 8월 7일 일요일, 프로젝트의 끝을 자축하며 남기용, 이지홍 저자와 저녁을 먹었다.

 

성수동에서 맥주를 마시며 각자가 다녀온 인상적인 도시를 말하던 중에 이지홍 님이 불쑥 포틀랜드 이야기를 꺼냈다. 그곳에 파웰 북스(Powell's Books)라는 서점이 있는데, 하루 종일 있어도 지루하지 않았다고 했다. 포틀랜드는 '힙스터들이 은퇴하러 가는 도시'라며 맞장구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다음 날 바로 비행기 표를 샀다. 포틀랜드로 떠나는 에어캐나다 편의 출국일은 8월 12일 금요일. '하루 정도 파웰 북스를 돌아보고, 다른 것도 즐기면서 휴가를 보내면 되겠지'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매일 파웰 북스로 출근하고 에어비앤비 숙소로 퇴근했다. 신선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른다고, 순식간에 일주일이 지났다.

포틀랜드의 자부심, 파웰 북스

"나는 나무가 우거진 오리건의 작고 조용한 도시, 포틀랜드에서 태어나 자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오리건은 아름다운 곳이지만, 큰 변화가 없는 곳이기도 하다. 옛날부터 오리건은 아주 오래된 오솔길로 유명했다. 오리건으로 오려면 사람들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이곳은 아무런 변화 없는 따분한 곳이 됐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은 오리건의 오솔길에 관해 자주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할 때 선생님은 늘 잔뜩 화가 난 표정이었다. "이 오솔길은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가진 권리, 기질, 운명, DNA라고 할 수 있지. 겁쟁이들은 올 생각조차 못 했어. 약한 사람들은 도중에 죽었지. 이렇게 해서 살아남은 자들이 바로 우리 오리건 사람들이야."

그렇다. 우리 오리건 사람들은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 오솔길에서 개척자 정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비관적인 생각을 버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바라보는 정신을 말한다. 이런 개척자 정신이 살아 숨쉬도록 하는 것이 우리 오리건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다." -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 자서전, 「슈독(Shoe Dog)」, p.5-6

 

포틀랜드라고 하면 이런 단어들이 떠오른다.

커피, 맥주, 에이스 호텔,
나이키, 킨포크
그리고 미드 <포틀랜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