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파워 게임의 시작

'열정, 실력, 태도, 논리'의 승리야말로 직장이라는 게임의 룰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정보력과 친화력'이라는 휴리스틱한 룰이 등장할 때면, 그건 숫자와 진실보다 앞서기도 했다. 사람들은 이를 '정치력'이라고 불렀다.

 

※ [팀장의 파워 게임] 시리즈의 콘텐츠입니다 ※

 

저자 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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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인물

등장인물 관계도

김민지 팀장 : 로슬린 코스메틱(약칭 로코) 공채 7기. 소비자분석팀 팀장 

차장 말기의 동기 중 가장 먼저 팀장으로 발령받았다. 팀원을 관리하고 통솔하는 팀장 리더십의 1차 관문을 넘었더니, 이번에는 사내 정치라는 복병을 만났다. 혼자 있는 것이 편한 스타일, MBTI상 극단적인 I형이다. 

 

윤석현 팀장 : 로코 공채 5기. 전략팀 팀장 

김민지 팀장의 과장 시절 직속 상사로 '융통성 없는', '정석대로'의 김민지에게 고과 평가 0점을 주었다. 정기 인사 이동으로 소비자분석팀의 바로 옆 팀, 전략팀으로 왔다. 고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완강한 행동으로 팀원의 원성을 사는 스타일. 하지만 업무 추진력과 성과에 윤 팀장을 따르는 이도 많다. 
 

서신혜 팀장 : 로코 공채 6기. 기획팀 팀장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위아래로 적이 없는 일명 '사람 좋은' 스타일이다. 눈치가 빠르고 정무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나춘석 실장 : 소비자분석팀, 전략팀, 기획팀을 관리하는 총괄자 

정부 홍보수석실 비서관을 지내다 온 프로야망러. 나 실장의 유일한 목표는 이곳의 경력을 발판 삼아 더 높은 곳으로 가는 것이다. 

고영 팀장 : 로코 공채 6기. 홍보팀 팀장 

김민지가 의지하고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멘토. 회사 상사보다는 친구에 가까운 존재. 서 팀장과는 동기다. 
 

그 외 : 소비자분석팀 팀원 한영수와 백진주, 장지원 사원 등 

로슬린 코스메틱의 소비자분석팀 팀장 김민지. 그녀가 '어쩌다 팀장(지난 시리즈 보기)'이 된 지 1년이 지났다. (완전) 신입 한영수, (조금) 신입 백진주를 앞에서 옆에서 이끌면서, 낯선 분야의 업무 폭탄까지 365일 좌충우돌했지만 돌아보면 큰 사고 없는 시간들이었다. 

 

적어도 민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잘'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긴 어렵지만 '그럭저럭' 정도는 해왔다고. 한 사원과 백 사원, 그리고 새로 들어온 팀원 둘과도 손발을 맞춰가며 하나씩 둘씩 돌다리를 건너는 중이라고. 하지만 그러면서도 민지는 순간순간 해결이 되지 않는 묵직한 고민을 애써 꾹꾹 눌렀다. 그 고민은 커뮤니케이션, 즉 '관계'에 관한 일이었다. 

 

민지는 '혼자가 편한' 사람이었다. 회식은 물론 각종 모임, 친구들과의 단톡방 또한 민지에게는 스트레스였다. 의례적 인사 치레부터 맞지 않는 사람과 티내지 않고 잘 지내야 하는 '사회 생활'이 민지는 힘들었다. 

 

특히 직장 내에 존재하는 '사내 정치(Office politics)'란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다. 

 

*

 

때는 3년 전이었다. 민지가 차장이었을 때 당시 상사였던 방 팀장은 자유분방하고 성실했으며, 업무 능력이 뛰어나 선후배 모두에게 선망의 대상이던 사람이었다. 실적을 내려고 팀원을 대책 없이 굴리는 식의 욕심을 부리지 않았고, 윗선에서 내려오는 과도한 지시는 자신의 선에서 쳐낼 줄 아는 상사였다.

 

그런 방 팀장이 상무급과의 회의에서 마찰을 빚은 일이 있었다. 세일즈 성장을 이야기하는 상무들에게 리스크 축소를 주장한 방 팀장 때문에 회의장에서 큰 소리가 났다. 그 날 회의실 분위기가 살얼음같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민지는 불안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