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의 실패

[콘텐츠 발행일: 2016.10.24]

 

3.1 마지막 호황 혹은 마지막 착각


중국의 성장세에 따른 시장 오판
해운업체의 대형선 발주 흐름 덕분에 국내 조선업체들은 시장을 오판하게 되었다. 계속 성장세인 중국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글로벌 물동량에 대한 우려를 희석시켰기 때문이다.

자료: Clarksons, 유진투자증권(좌), 중국망(우)

 

세계 선박 건조량 추이를 보면 조선업은 정점(Peak) 이후 회복까지 약 30년이 걸릴 만큼 순환주기가 긴 장기 사이클 업종이다.

때문에 시장 예측이 실패했을 때의 위험성이 커서
투자에 대한 판단을 보수적으로 내려야 한다.

세계 선박 건조량 / 자료: Lloyd's List, 유진투자증권

하지만 당시 한국 조선업체는 2007년 이후로도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리먼쇼크 후에도 빠르게 설비를 증설하기 시작했다. 대형사뿐 아니라, 소형사도 이 추세에 동참했다. 

 

특히, 기존 조선업체가 아닌 신규 조선소가 빠르게 증가했던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이 향후 부실의 근원이 될 것이라는 건 이때부터 예측 가능하다.

자료: Clarksons, 유진투자증권

 

1970년대 일본과 비슷한 2000년대 설비투자 모습

당시의 설비투자 흐름은, 일본 조선업체들의 1970년대 설비투자와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물론 한국도 1990년대 전반적으로 설비투자(한라중공업의 신규투자 포함)가 이뤄진 적이 있다. 이는 '조선산업 합리화'조치(1989, 국가기록원 아카이브 링크)로 인해 한동안 신규 투자가 정책적으로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의 설비투자는 상황이 달랐다. 점점 건조량이 늘어날 것을 예상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투자의 폭은 지나치게 컸다.

자료: 일본 조선공업협회, 유진투자증권

 

대형 설비투자의 실패 
설비투자가 집중되었던 일본의 1970년대와 한국의 2000년대 상황은 시장을 잘못 판단했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결정적으로 '물동량' 증가가 향후에도 나타날 수 있느냐는 점에서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