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 '킹덤'이라는 투자기회, 넷플릭스
콘텐츠의 대표 주자는 누가 뭐래도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그 자체로도 좋은 투자 대상이지만 좋은 투자 기회를 발견하는 장이기도 하다.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한 덕분이다.
예전에는 영화관이 그 역할을 했다. 내 경우 블록버스터 영화는 가급적 개봉일에 챙겨봤는데, 한 편의 대작 영화가 제작사의 주가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었다. 영화의 영향력이 줄어든 요즘에는 극장에서 이러한 투자 기회를 발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지켜보던 중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에 베팅해 제작사인 바른손 관련 주식에 투자한 것 정도랄까? 물론 이런 경우는 매우 예외적인 데다 <기생충>을 보기 전에 투자했기에 묻지마 투자에 해당된다. 묻지마 투자였기에 아주 소액만 투자했고, 그마저 수상 직후 매도해서 수익 금액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극장보다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훨씬 커진 지금은 넷플릭스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 편이 수월하다. 특히 넷플릭스에 공개되는 할리우드 작품보다 한국 작품을 살펴보는 편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전자는 제작 단계부터 글로벌 론칭 및 인기를 전제로 하기에 애초에 성공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만, 한국 작품들은 로컬에서의 인기를 전제로 하기에 글로벌에서 성공하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를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가령 한국의 대표적인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의 주가는 넷플릭스에 올라가는 블록버스터 드라마의 인기와 상관관계가 높다. 장동건, 송중기 주연의 '아스달 연대기'의 참패로 주가가 반토막 났던 스튜디오 드래곤은 손예진, 현빈 주연의 '사랑의 불시착'이 인기를 얻은 2019년 하반기, '스위트 홈'과 '경이로운 소문'이 공개된 2020년 말 주가가 상승하여 최고점을 거의 회복했다.
세 드라마가 넷플릭스 덕에 로컬을 뛰어넘어 글로벌에서 인기를 얻었기에 가능했던 일. 국내에서의 인기에 그쳤더라면 이러한 주가 회복은 어려웠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