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20년 2월에 발간된 <좋은 패스는 달리는 사람에게 날아간다>를 큐레이션한 콘텐츠입니다.
회사에서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실패를 만나게 된다. 그 이유는 다양하다.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무언가가 마음에 안 들어서, 실무자는 마음에 들었지만 대표님의 의견은 달라서, 혹은 이유 없음, 모름과 같은 것들.
광고회사에서의 실패는 대부분 경쟁 PT에서 경험하게 된다. 경쟁 PT는 경쟁+Presentation의 합성어로, 쉽게 말해 다수의 광고회사가 각자의 전략과 아이디어로 경쟁해 최종 선택된 한 대행사만이 광고주의 계약을 따내는, 일종의 비정기적 이벤트 같은 것이다. 쉽게 <프로듀스 101>로 비유하자면 국민 프로듀서님을 만족시킬 여러 전략과 아이디어를 준비해서 최종으로 단 한 명의 강다니엘이 되는 오디션에 도전하는 것과 비슷하다.
광고회사에서는 한 달에 한두 번, 일 년이면 수십 번의 경쟁 PT에 참여하게 된다. 진행 중인 업무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플러스알파로 주어지는 업무이기 때문에 꽤 큰 부담이 따르는 업무다. 하지만 경쟁 PT의 승리는 곧바로 개인과 팀의 실적으로 반영되고, 새로운 광고주를 수주하는 것은 쉽게 맛볼 수 없는 경험이기 때문에 짜릿한 점도 분명 있다.
그러나 현실은 가혹하다. 광고주는 하나고, 참여하는 광고회사는 많다. 그러니 누군가는 승리하지만 대부분의 광고회사는 탈락하게 된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잘 만든 캠페인을 제안했을지라도 경쟁 PT에 떨어지는 건 너무 흔한 일이다. 심지어 떨어진 이유도 알 수 없다. 7년 정도 일했으면 이제는 경쟁 PT 탈락에 익숙해질 만도 한데, 나는 여전히 눈앞의 실패들이 두렵고 아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