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푼에 비전을 팔지 않는 정신

비트윈의 브랜드 비전을 고민할 때였다. 하루는 스타벅스를 창업한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가 쓴 <온워드>를 다시 펼쳤다. 책에서 이런 내용이 또 한 번 마음을 사로잡았다.

치즈 냄새가 점점 스타벅스만의 이야기를 희석시키고 있었다. 데운 치즈 냄새 속에서 어떻게 마법을 창출한단 말인가? 나는 극도로 분노했다. 그 냄새야말로 스타벅스가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바에서 느낄 수 있는 로맨스로부터 확실하게 멀어져가고 있는 원인이었다. 도무지 참을 수 없었다.

 

몇 년 동안 새로운 지역에 새로운 매장들이 신속하게 오픈했고, 그러는 사이 기존 매장의 매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열정은 사라지고 특권 의식이 들어섰다. 자신감은 거만함으로 변모했고, 어느 순간부터 모든 파트너들에게 혼란스러움이 엿보였다. 어떤 파트너들은 스타벅스의 핵심 가치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글쎄요. 음악? 영화? 매출 증가?" 나는 할 말을 잃었다.

하워드 슐츠는 이때 고객에게 최고의 커피와 공간 경험을 준다는 스타벅스의 가치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경험했다. 이를 계기로 하루 동안 미국 전역의 매장을 닫고 바리스타에게 커피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에스프레소를 연습시키는 에스프레소 엑설런트 트레이닝이 진행됐다. 600만 달러의 비용을 들여 만든 이 캠페인은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가치의 진정성에 대한 큰 홍보 효과를 가져왔다.

 

스타벅스 같은 오늘날 최고라고 일컬어지는 브랜드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비전을 최우선으로 실행한다. 그 사실을 모르는 브랜드는 없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는 브랜드는 그리 많지 않다.

브랜드 가치를 고민했던 3가지 경험

책을 덮고 생각해봤다. 나와 우리는 비트윈의 브랜드 비전을 제대로 실천했는가? 이를 위해 노력했던,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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