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안 나는 PPL 뭐 하러 해요?

어느 새부터인가 브랜드가 제작하거나 제작사와 협업한 웹드라마가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도 만든 적이 있다. 웹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기업이 제작에 참여하는 이유는 이 포맷이 1020 타깃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웹드라마의 분량은 한 시즌 8~10편 내외, 편당 10분 내외라 피로감이 덜하다. 조회 수 등 반응을 즉각 확인할 수 있어 마케팅 관점에서 성과 측정이 용이하다.

* 삼성전자 웹드라마 <고래먼지> 1편 ⓒSamsung Electronic

 

웹드라마가 활성화되기 전에 브랜드가 일반 드라마에서 할 수 있는 건 PPL밖에 없었다. 하지만 PPL은 성공하기 어렵다. 시청자들에게 반발을 사기 쉽고, 예산이 많이 든다. 성과 측정도 어렵다. 이 점에서 브랜드들이 비교적 무게감이 덜한 웹드라마에 많은 관심을 두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마케터로서 당연히 브랜딩에 웹드라마를 활용해보고 싶어졌다.

작은 스케일로도 가능한 드라마

웹드라마는 대부분 연애와 관련된 내용이 많다. 커플 앱인 비트윈이라면 브랜드 웹드라마를 제작하기에 이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웹드라마가 실제로 브랜딩에 큰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1020 타깃과의 접점을 강화하는 데는 좋지만, 내용 안에 브랜드를 녹이기는 쉽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호기심이 남아 있어 작게나마 테스트해보고 싶었다. 일단 웹드라마로 유명한 제작사 3곳을 만나 제작에 필요한 예산을 알아봤다. 시즌당 평균 1.55~2억 원이 필요했고, 우리의 마케팅 예산으로는 힘든 금액이었다.

 

포기해야 하나 싶었는데, 우연히 유튜브에서 치즈필름(Cheeze Film)이라는 채널의 영상을 보게 됐다. 옴니버스 영상 몇 편과 <온도:처음>이라는 웹드라마가 보였다. 특히, 몇몇 옴니버스 영상의 조회 수는 300만 회가 넘었다. <온도:처음>는 전체적인 톤과 스토리가 흡입력 있었다. 채널의 설명 글을 보니 '대학생 창작 집단'이라고 쓰여 있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콜드 메일을 보냈다.

* [온도:처음] Episode1. 첫만남 ⓒCheezeFi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