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설을 진화시키는 '현장확인'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2년 2월에 발간된 <기획이란 무엇인가>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이슈 트리를 만들었으면 앞에서 설명한 대로 각 서브 이슈들 간의 우선 순위를 따져 본다. 그런 다음 우선 순위를 매기면서 불필요한 이슈를 제거한다. 불필요한 이슈란 검증 및 사실 확인이 불가능한 것을 말한다. 그리고 업무 분장을 한다.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업무 분장이 끝나면 다음 단계는 현장 확인이다. 현장 확인을 통해 가설이 자연스럽게 진화한다. 각각의 이슈별로 현장을 확인하여 팩트들을 수집해야 한다. 어떤 이슈들은 문헌이나 논문을 찾아서 확인해야 하고, 또 어떤 이슈들은 관련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서 인터뷰를 해야 하고, 또 다른 이슈들은 현장의 실무자를 만나야 할 수도 있다. 현장 확인 중 무엇보다 중요한 거래처나 고객들과의 인터뷰도 빼놓을 수 없다.

불필요한 이슈를 제거하고 업무 분장한 이슈 트리 ©페가수스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관련 문헌이나 논문을 검색하고 확인하기가 비교적 쉬워졌다. 전문가를 만날 때에는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사전에 그 분야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면 할수록 짧은 만남을 통해서도 귀중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무런 연구 없이 만나면 전문가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피상적인 정보만을 얻게 된다.

 

회사 다닐 때 회의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었다. 일단 회의 진행 요령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런데 대형서점의 일본 서적 코너에서 책을 한 권 발견했다. 노구치 오토미츠(野口音光)가 쓴 <집단 토의술(會議の技術, 1967)>이라는 책이었다. 회의에 대해 30년 넘게 연구한 사람이었다. 함께 일을 맡았던 후배와 함께 그 책을 독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