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는 자산이 된다

누구나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거나 프로젝트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프로젝트는 꼭 거창한 것만은 아니다. 회사의 디지털 전략을 디자인하고 실행하는 것도 프로젝트고, 선박을 수주하고 몇 년에 걸쳐 건조하는 것도 프로젝트고, 심지어 회사 연말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것도 프로젝트다.

 

이렇게 형태는 다양하지만, 공통의 요소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정의해보면 다음과 같다.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특정 기간 동안 여러 명이 협력해 기획, 조사, 설계하고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

 

나는 십여 년간 한국과 네덜란드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여러 프로젝트를 경험했다. 아직도 내 자식처럼 느껴지는 제품들을 출시했던, 고되지만 보람찬 프로젝트들도 많았지만, 반면 아쉬울 때도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때는 모 스마트폰 제조업체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상품을 기획하던 시기다.

 

당시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최대한 빨리 출시하는 것이 회사의 전략이었다. 워낙 여러 모델을 동시에 개발하고, 개발 후에도 또 다른 프로젝트에 착수하다 보니 프로젝트를 마친 후에도 성과나 일한 방식을 돌아보는 리뷰를 할 기회가 없었다. 한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순간, 나와 팀원들의 관심은 이미 다음 모델에 쏠려 있었다.

 

게다가 규모가 큰 회사였던 만큼, 한 모델의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 테스트, 제조, 판매, 판매 종료까지 이어지는 기나긴 '제품 생명 주기(product life cycle)'의 각 단계를 서로 다른 부서가 담당했었다. 그러니 프로젝트 전체를 아우르는 리뷰를 제대로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기억을 되짚어보면 각 부서별로도 소규모로 리뷰를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리뷰 성격의 회의를 하더라도, 건설적인 미래를 위한 토론보다는 누군가를 꾸짖거나 다른 부서에 책임을 돌리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