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가 길어지면 정보가 왜곡된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7월에 발간된 <그로잉 업>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도 맹훈련이 필요하다. 위에서 정해지는 것은 큰 방향성에 관한 의사결정이고, 그에 따른 크고 작은 일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실무선의 의사결정도 차 부회장의 결정만큼 빨리 될까?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을 것이다. 의사결정 이전에 보고를 적시에 하는 것도 실무자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예전에는 회의를 한번 시작하면 하루 종일 이어지기도 했고, 회의 준비한다며 컨설팅 보고서처럼 50쪽씩 되는 자료도 만들곤 했다. 그 많은 자료를 보고하다 보면 1시간이 넘는 것은 예사였다.

 

한 번은 그런 보고가 1시간 30분쯤 계속되자 차 부회장이 도중에 나가버렸다고 한다. 그렇게 길게 할 보고라면 받을 필요도 없다는 것이었다.

보고라는 것은 보고하는 사람이 핵심만 얘기하고, 보고받는 사람도 그 핵심을 받아들여서 의사결정하면 되는 겁니다. 지금 당장 의사결정하기 어려우면 하루 정도 더 생각해서 결정하면 되는 것이고요. 사람들 모아놓고 30분 이상 만연체로 경제여건이 어떠니 저떠니 하는 식의 보고는 아무 필요 없습니다. 그냥 보고할 것만 얘기하세요. 주변 상황에 대해서는 보고하지 마십시오.

윗분의 의중을 알아서 챙기면 똑똑하다고 칭찬받지 않았던가. 예를 들어 과거에는 CEO가 "오늘 환율이 얼마지?"라고 재경 쪽에 물어보면 질문 받는 사람은 '아, 저게 무슨 의미일까?'부터 생각했다. 그런 다음 과거에는 어땠고, 지금은 어떤 이슈 때문에 환율이 이렇게 됐고, 미래는 어떤 트렌드 때문에 이렇게 될 것 같다는 보고서를 썼다.

 

나름대로 서두른다고 1시간 정도 부지런히 쓴 다음에 "사장님, 작년 이맘때에는 1250원이었는데 어떤 사건 때문에 1150원이 됐고, 전문가 정보에 따르면 곧 1100원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1150원입니다"라고 보고하는 게 과거 엘지생건의 문화였다. 그런데 차 부회장이 오면서 싹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