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이 아니라 리노베이션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7월에 발간된 <그로잉 업>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이렇게 좋은 조직, 이렇게 좋은 제품, 이렇게 좋은 체질을 가진 사람들이 이것밖에 못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부임 직후 각 부문 임원들에게 현황보고를 받고 나서 차 부회장이 한 말이다. 지금이야 사정이 비교할 수 없이 좋아졌지만 당시만 해도 주가 3만 원, 매출 1조 원 수준에 수년간 머물러 있었으니 그런 탄식이 나올 법했다. 체질 개선이 필요했다.

 

차 부회장 경영의 1단계는 이노베이션(innovation)이 아니라 리노베이션(renovation)이다. 그의 표현에 의하면 이노베이션은 아파트를 다 무너뜨리고 새로 짓는 것이고, 리노베이션은 아파트를 수선해서 편리하게 하는 것에 가깝다. 차 부회장은 수선해서 더 잘되게 하는 편을 택한 것이다.

 

부임 초기부터 차 부회장은 조직에 '심플리피케이션(simplification, 단순화)'을 강조했다. 보고서도 단순하게, 조직도 단순하게 가자는 것이다. 일단 불필요한 회의를 없애고, 모든 직급도 3단계로 줄였다. 마케팅부서는 ABM(Assistant Brand Manager)-BM(Brand Manager)-MD(Marketing Director), 연구소는 연구원-선임연구원-책임연구원으로 나뉘는 '팀원-팀장-부문장'의 체제다.

 

전자결재도 간소화했다. 과거에는 'OOO의 건' 하는 식의 어렵고 딱딱하고 형식적인 문어체 표현을 많이 썼는데, 이런 것들도 쓰지 말자고 해서 사라졌다. 쓰지 말자고 권유하는 정도가 아니라 강하게 요구해서 없앴다. 조직을 살펴보면 군더더기 같은데 관습적으로 방치하는 것들이 많지 않은가? 굳이 하지 않아도 문제없는 것들을 찾아 확실히 없애는 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야말로 심플과 효율을 추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