잽 마케팅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7월에 발간된 <그로잉 업>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콘텐츠 발행일: 2019.12.04]
엘지생건을 보며 모든 사람들이 의아해하는 부분이 있다. 단번에 떠오르는 '한 방'이 없는데, 성장곡선이 꾸준히 상승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리온 초코파이는 '정(情)', 나이키는 'Just Do It'이 있는데 엘지생건은 그런 것도 없다. 그런데도 꾸준히, 계속 성장한다. 이유가 뭘까?
프롤로그에 썼듯이 KO가 아니라 잽으로 승부를 보기 때문이다. 차 부회장은 "한 방에 되는 사업은 없다"고 말한다. 한 방에 하면 한 방에 무너지기 때문에 지속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엘지생건은 뷰티 및 라이프스타일 숍인 '네이처컬렉션' 사업이 기대만큼 성과가 없자 이름도 바꿔보고, 확장도 해보고, 축소도 해보고, 더페이스샵과도 연계해가며 포기하지 않고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맞지 않는 것은 바꿔서 다른 방식으로도 시도해보면 된다. 사업에 타격을 주지 않게끔, 조직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컨트롤하면서 미래를 위한 실험을 계속하는 것이다.
다양한 시도를 하려면 대기업도 몸을 가볍게 가야 한다. 차 부회장식 마케팅은 어쩌면 모바일 시대의 환경변화에 가장 적합한 방식일 것이다. 이름하여 '잽 마케팅'이다.
엘지생건의 경영방식은 마치 이종격투기 K-1을 떠올리게 한다. 시장조사니 FGI니 탐색전을 하기 전에 그냥 치고받아 쓰러뜨리든 맞아 쓰러지든 빠른 결판을 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물거릴 틈 없이 현장에 뛰어드는 싸움꾼이 되어야 한다. 권투는 손만 쓰는 반면, K-1은 킥복싱이든 가라데든 쿵푸든 가리지 않고 전력을 다하는 모습도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