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기준과 회사의 범위
지금까지 우리는 회계의 기초적인 지식과 재무제표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이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재무제표에 대한 기초적인 검토를 하실 수 있을 텐데요. 이번 챕터에서는 재무제표를 이용할 때 우리가 혼동할 수 있는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 1144%, 전년 대비 330%p 상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제표를 참고해 부채비율을 1144%로 계산했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아시아나항공의 연결재무제표를 한 번 볼까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9조 7000억 원, 자본은 1조 800억 원이네요. 여기서는 부채비율이 895%로 떨어집니다. 같은 회사의, 같은 시점의 부채비율인데 하나는 1144%, 하나는 895%로 다르네요. 그러면 뭐가 맞는 걸까요?
이처럼 재무제표를 처음 볼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비교 대상을 잘못 설정하는 것입니다. 다른 기준을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면 틀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는 회계기준이나 재무제표의 범위에 대해서 먼저 파악을 하고 가야 합니다.
우리는 보통 그룹 내 계열사들을 개별 회사로 생각하지 않고 'OO그룹' 이라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재벌'이라는 우리 사회의 독특한 기업 구조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법률에서는 개별 회사를 정의합니다. 따라서 납세의 주체, 거래의 주체는 그룹이 아니라 개별 회사입니다.
그런데 경제적인 실질 관점에서는 그룹 내 계열사들을 개별 회사로 바라보는 게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에 '디스플레이' 사업부와 '휴대폰' 사업부가 있다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디스플레이'사업부와 '휴대폰'사업부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서로 생산한 물건을 주고받습니다. 같은 기업의 사업부 간 거래이기 때문에 이것이 삼성전자의 매출로 잡히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