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과 비유동, 장기와 단기

우리는 이제 재무제표가 무엇인지를 알고, 그 재무제표를 통해서 회사의 전반적인 상황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조금 더 자세한 내역들을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우선 우리가 '자산=부채+자본'이라는 식을 통해서 재무상태표가 크게 자산, 부채, 자본으로 구성이 되었다는 것은 이해했지만, 재무제표를 보면 이 자산과 부채가 다시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 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로 나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유동과 비유동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 기준은 왜 존재할까요?

 

몇 년 전 도산했던 한진해운은 도산 직전인 2015년 말 부채비율이 848%였습니다.* 현재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경우 2016년도 말 부채비율이 1178%입니다.

 

그렇다면 대한항공도 한진해운처럼 곧 큰 문제가 생겼을까요? 모두 아시다시피 대한항공은 여전히 아무런 문제 없이 영업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2018년도 말의 부채비율은 744%로 조금 더 낮아지기도 했고요. 똑같이 부채비율이 높은 회사들인데 왜 어떤 회사는 문제가 생기고 어떤 회사는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까요?

 

회계적으로 판단해 봤을 때, 그 이유는 '유동성'입니다. 회계는 발생주의로 기록하지만, 현실에서는 현금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자산이 많아도 당장에 갚아야 할 현금이 없다면 회사는 망하게 됩니다. 한진해운의 경우 2015년 말의 유동부채는 4조 원, 비유동부채는 2조 6000억 원으로 전체 부채의 2/3가량이 유동부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