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의 기초문법

회계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현금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회계는 현금을 무시하고 갑자기 '발생주의'라는 세계에서 모든 것을 이야기하거든요. 한글만 쓰던 우리가 외국에 갑자기 가면 낯설고 당황스러운 것처럼, 현금 중심의 세계를 살다가 갑자기 회계의 세계로 오면 낯설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챕터에서는 재무제표를 읽는 법을 보기 이전에, 회계의 기초문법이라고 할 수 있는 발생주의와 수익비용대응의 원칙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프롤로그에서 했던 4번 질문에 대해 함께 생각해봅시다. 제가 태블릿을 7월에 50만 원에 사서 8월에 60만 원에 팔았는데 친구에게 현금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친구가 9월에 월급을 받으면 저에게 주겠다고 했습니다.

 

이 거래에서 수익은 얼마였을까요? 60만 원입니다. 그리고 비용은 50만 원이라 이익은 10만 원입니다. 회계를 배우지 않았더라도 우리는 이 거래를 통해 내가 10만 원을 남겼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종종 이익과 수익의 개념을 혼동하셔서 수익이 10만 원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수익은 총액, 이익은 비용을 차감한 순액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하지만 회계가 어려운 것은 이게 몇 월의 수익이고 몇 월의 비용이냐라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60만 원은 8월의 수익일까요? 9월의 수익일까요?

 

현금주의적인 관점, 그러니까 우리가 일상을 살아갈 때는 태블릿을 판 수익이 9월의 수익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왜냐하면 그때 현금을 받았으니까요. 하지만 발생주의*를 적용하는 회계에서는 9월이 아니라 판매된 시점인 8월의 수익으로 인식합니다. 왜냐하면 친구에게 물건을 판매하면서 물건의 소유권은 친구에게 넘어갔고, 나에게는 돈을 받을 '권리'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 현금주의와 상반된 개념으로, 현금의 수수와는 관계없이 수익은 실현되었을 때 인식되고, 비용은 발생되었을 때 인식되는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