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에서 매일 '기획'한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3월에 발간된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기획(企劃, planning)이란 어떤 대상에 대해 그 대상의 변화를 가져올 목적을 확인하고 그 목적을 성취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 행정학 사전

기획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광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나 맥킨지, 베인앤컴퍼니 컨설팅 기업의 전략 컨설턴트가 가장 먼저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획을 주제로 한 수많은 책에서 '기획'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에서 매일 마주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번 여름휴가는 어디로 갈까?

 

캐시미어 겨울 코트를 살까 말까? 롱패딩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렇게 따뜻하다는데. 유행이 지났다고 놀리면 어쩌지?

 

어머니가 올해 환갑(칠순)이신데 어떻게 기념해야 할까?

우리는 일상에서 선택이 필요한 많은 순간을 마주합니다. 취향, 가격, 주위 평판, 상대방 선호도 등을 예민하게 조사하고 관찰해서 가장 최적의 해결 방안(Optimal Solution)을 찾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수백, 수천 번의 기획을 성공적으로 치룬 경험이 있습니다. 큰맘 먹고 캐시미어를 살지 말지, 산다면 어디에서 얼마에 무슨 색깔로 살지를 결정하는 과정은 회사의 브랜딩 전략을 기획하는 과정과 비교해도 단순하지 않으니까요.

 

우리가 매일 일터에서 마주하는 업무도 역시 기획의 연속입니다. 크리에이터와 전략 기획 담당자가 아니어도 말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매일 '기획'한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3월에 발간된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기획(企劃, planning)이란 어떤 대상에 대해 그 대상의 변화를 가져올 목적을 확인하고 그 목적을 성취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 행정학 사전

기획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광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나 맥킨지, 베인앤컴퍼니 컨설팅 기업의 전략 컨설턴트가 가장 먼저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획을 주제로 한 수많은 책에서 '기획'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에서 매일 마주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번 여름휴가는 어디로 갈까?

 

캐시미어 겨울 코트를 살까 말까? 롱패딩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렇게 따뜻하다는데. 유행이 지났다고 놀리면 어쩌지?

 

어머니가 올해 환갑(칠순)이신데 어떻게 기념해야 할까?

우리는 일상에서 선택이 필요한 많은 순간을 마주합니다. 취향, 가격, 주위 평판, 상대방 선호도 등을 예민하게 조사하고 관찰해서 가장 최적의 해결 방안(Optimal Solution)을 찾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수백, 수천 번의 기획을 성공적으로 치룬 경험이 있습니다. 큰맘 먹고 캐시미어를 살지 말지, 산다면 어디에서 얼마에 무슨 색깔로 살지를 결정하는 과정은 회사의 브랜딩 전략을 기획하는 과정과 비교해도 단순하지 않으니까요.

 

우리가 매일 일터에서 마주하는 업무도 역시 기획의 연속입니다. 크리에이터와 전략 기획 담당자가 아니어도 말입니다.

김 과장, 올해 직원 채용과 교육 어떻게 할지 생각해봤어요? 준비되는 대로 다음주 내 방에서 토론 좀 합시다.

 

최 대리, 이번에 출시한 B 제품의 반품이 많다던데 어떻게 된 거예요? 파악해서 빨리 보고해줘요.

 

송 사원, 올해 우리 본부 워크숍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요즘 젊은 친구들 감각에 맞게 잘 기획해봐요.

 

민 팀장, 부사장님이 올해 우리 본부 사업 계획이 작년 것과 비슷한 맹탕이라고 노발대발하셨어. 했던 일 반복하지 말고 새로운 일 해보라고 하는데 뭐 좋은 아이디어 없어요?

이렇듯 우리는 난이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터에서 매일 기획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에게 기획은 스트레스입니다. 도무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고 기껏 기획한 아이디어는 빈약합니다. 그래서 기획은 어렵다고 생각하고 보고서를 잘 쓰거나 PPT에 능숙한 직원에게 자꾸 넘기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계속 피할 수는 없습니다.

'WHY'는 베이스캠프이자 이정표다

여기서 앞에 인용했던 기획의 정의를 다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기획(企劃, planning)이란,

1) 어떤 대상에 대해

2) 그 대상의 변화를 가져올 목적을 확인하고,
3) 그 목적을 성취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 행정학 사전

Planning is the process of thinking about the activities required
to achieve a desired goal.

 

- Business dictionary.com

여기서 공통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목적(Goal)'입니다. 대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열망하는 목적입니다. '무엇(What)'을 목적이라고 착각하는 우를 범하면 안 됩니다. 여름휴가, 캐시미어, 그리고 부모님의 환갑(칠순) 기념 자체가 우리가 열망하는 목적(Desired Goal) 그 자체는 아닙니다.

 

여름휴가를 통해 '일상의 독을 해소하고 오랫동안 간직할 추억과 힘을 충전하는 것'이 진짜 목적입니다. 부모님의 환갑 기념을 통해 서먹했던 부모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평소에 엄친아, 엄친딸을 둔 친척 앞에서 은근히 무시 당하셨던 부모님의 설움을 확실히 없애드리는 것이 진짜 목적입니다.

 

진짜 목적에 대한 고민 없이 '무엇'과 관련된 요소(어디서, 얼마의 가격에, 언제 등)만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공허한 기획이 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큰 영감을 주었던

 

사이먼 사이넥은 골든 서클(The Golden Circle)이라는 개념으로 자신의 설명을 뒷받침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과제가 있을 때, 방법(How)부터 찾으려고 애씁니다. 하지만 비범한 사람들은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목적 또는 열망(Why)에서 시작합니다. 사실 사이먼 사이넥의 저서 원제 또한 <Start with Why>입니다.

 

사이넥이 설명하는 평범한 방식은 이렇습니다.

  • What: 우리는 훌륭한 컴퓨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 How: 매우 아름다운 디자인에, 쉽게 이용할 수 있고 편리합니다.

이어서 사이먼은 애플의 비범한 방식을 소개합니다.

  • Why: 우리는 기존의 현상에 도전하고, 남들과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을 믿습니다.
  • How: 우리가 기존의 현상에 도전하는 방식은 제품을 아름답게 디자인하고, 간단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 What: 우리는 방금 훌륭한 컴퓨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사이먼 사이넥의 골든 서클 (출처:

진짜 열망(Desired Goal = WHY)을 찾다

평소 우리는 어떤 식으로 기획을 할까요? 인사부의 김 과장은 채용과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합니다. 최 대리는 B 제품의 반품률이 높은 이유를 찾아야 하고, 송 사원은 본부 워크숍 기획을(젊은 친구들 감각을 넣으라는 아리송한 지시 방향과 함께) 해야하고, 민 팀장은 올해 사업계획에 새로운 분야를 넣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런 지시를 받으면 한숨을 푹 쉬고, 문서 프로그램을 연 다음 깜빡이는 커서를 쳐다봅니다. 일단 제목에

 

채용과 교육을 기획해야 하는 김 과장의 기획서를 보겠습니다. 우선 연간 채용할 예상 직원 규모를 적었습니다. 그리고 채용 박람회 계획과 헤드헌터 기업 명단도 추가했습니다. 직원 교육은 작년 연간 교육 프로그램을 그대로 가져옵니다. 너무 그대로 반영하면 한소리 들을 테니 요즘 유행하는 '4차 산업혁명' 키워드를 넣어서 커리큘럼 몇 개를 추가합니다.

 

이렇게 쓰다 보니 얼마 전 팀장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직원들이 사내 교육에 불만이 많은 것 같다고요. 그래서 직원이 희망하는 커리큘럼을 설문 조사하기로 합니다.


대략 모양새가 갖춰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별다른 내용이 없습니다. 팀장이 그냥 조용히, 무심하게 넘어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다시 한숨을 푹 쉬고는 팀장에게 보고하기 위해 인쇄 버튼을 누릅니다.


이렇게 일하는 방식, 너무 익숙하시죠? 그런데 이런 식의 기획서는 구멍이 너무 많아서 마음만 먹으면 각 줄의 모든 단어를 일일이 시비 걸 수도 있을 정도입니다.

  • 왜 그 채용 인원이 적정하다고 생각한 것인지?
  • 채용 박람회는 왜 여는 것인지?
  • 어떤 유형의 인재를 찾기에 박람회가 가장 최적의 형태인지?
  • 직원 교육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 왜 현재의 커리큘럼을 선택했는지?
  • 4차 산업혁명 교육과 우리 회사가 무슨 상관인지?
  • 설문 조사를 해서 희망 커리큘럼을 받는다고 했는데, 커리큘럼의 구성이 직원 불만의 핵심인 것이 맞는지?

이렇게 하나하나 비판하는 소리를 들으면 기획자의 멘탈은 쿠크다스처럼 부스러지겠지요.

 

방법(How)부터 섣불리 나열한 기획은 공격받기 너무 쉽습니다. 그 방법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채용 박람회, 4차 산업 교육 프로그램, 설문 조사 모두 좋은 방법입니다.

 

문제는 바로 이것입니다.

왜 그 많은 방법 중에 그걸 콕 집어서 선택한 거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진짜 목적과 열망(Why)부터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답할 수 없을 것입니다. 김 과장은 채용과 교육을 '왜' 해야 하는지부터 고민했어야 합니다. 한바탕 혼이 난 김 과장은 다시 원점인 '왜(Why)'부터 시작합니다.

 

김 과장은 먼저 소속 부서인 인사부의 목적부터 떠올립니다. 인사부의 존재 가치는 뛰어난 실적을 낼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고, 그들이 재능을 발휘하며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제도가 필요할 것입니다.  

 

다음 단계로 김 과장은 자신이 맡은 신입 채용과 교육 프로그램의 진짜 목적에 대해 고민합니다. 그리고 고민 끝에 '정말 필요한 일은 회사를 성장시킬 재능 있는 인재를 유치하고 성장시키는 것'으로 정의했습니다. 사실 회사는 20년 동안 꾸준히 성장했지만 기존 주력 산업이 사양세로 접어들고 있어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산업 진출이 필요한 시점인 것입니다. 모두 이대로는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김 과장은 다음과 같은 문장을 적고 바라봅니다. 그리고 문장의 단어 하나하나를 나누어 질문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 때 질문은 많이 만들수록 좋습니다. 질문이야말로 '왜(Why)'를 찾기 위한 정말 좋은 안내자이기 때문입니다.

Why를 깊이 생각하면 How는 저절로 (출처:
  • 회사를 성장시키는 재능은 무엇일까요? 우리 회사가 성장하려고 하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우리 회사에게 성장은 신규 시장 진입인가요 아니면 시장 점유율 확대인가요?
  • 해당 분야의 핵심 인재는 어떤 인재인가요? 신입과 경력 중 어떤 인재가 필요한가요?
  • 인재를 개발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일까요? 핵심 역량별로 인재를 개발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요? 신입 직원만 교육하면 되는 것인가요? 기존 직원을 교육하는 것도 '인재 개발'의 정의에 포함시켜야 할까요?

이렇게 단어 하나하나를 분리하여 대답하다 보면 어느새 그림이 그려질 것입니다. 만약 회사가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새로운 진출 분야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소비 예측 서비스와 원격 의료 서비스를 설정했다면, 이 분야에 최적화된 인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인재 개발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채용, 적응, 기존 직원 교육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 인재개발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제 김 과장의 기획서는 기존과 차원이 다른 깊이를 갖게 됩니다. 또한 김 과장은 자기의 일의 의미를 마음 속에 소중하게 품게 되었습니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과 자신의 재능을 쏟는 일의 의미를 찾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는 매일의 일상에서 숨쉬듯이 기획을 합니다. 기획의 시작부터 막막하거나 기획의 결과물이 평범하게 느껴진다면 '방법(How)'부터 찾으려고 애썼기 때문입니다. 먼저 그 과제의 진짜 이유, 숨겨진 열망을 찾으세요.

모든 기획은 '왜(Why)'부터 시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