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탐색, 나를 발견하는 일

Editor's comment
이 글은 소속 회사의 공식적인 견해가 아닌 저자 개인의 의견임을 밝힙니다.

저는 대학에서 '소비자학'을 전공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소하게 느낄 수 있는 학문이었죠. 그리고 생소한 공부를 한다는 사실이 싫었던, 남들이 '많이 하는' 걸 하려던 평범한 대학생이었습니다. 진로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남들이 '많이 하고' 모두가 '선호하는' 공무원이 되는 게 저의 첫 계획이었죠.

 

가고 싶었던 교환학생도, 하고 싶었던 동아리 활동도 마다한 채 시작한 수험생활은 딱 1년 만에 끝이 났습니다. 1차 시험이 종료되는 동시에 답안지를 밀려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그 순간, 실망스러워서 울음이 터지는 게 아니라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12년 동안 항상 시험을 잘 보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게 가장 익숙한 방법이었기 때문일까요? 합격했을 때 주어지는 성취가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 의심해보지 않고 그저 익숙하게 또 다른 시험을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른들에게 들었던 직업 안정성을 되뇌며, 수험 기간 내내 마음 한구석에서 피어나는 질문과 의심을 끊임없이 모른 척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습니다. 그날, 하룻밤을 완전히 지새우며 고민한 뒤 공부를 접었습니다. 졸업을 코앞에 둔 시점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내가 원하는 것을 찾고 말겠다는 생각이었어요.

 

다시 진로 탐색의 출발점으로 돌아온 저는 학부 수업은 물론, 동아리와 학회 활동 그리고 여가 생활에서도 제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우선 수험 기간에 듣지 못했던 전공 수업을 몰아 들으며 다양한 조사방법론과 분석론을 공부했어요. 이를 통해 제가 사람을 관찰하고, 인사이트를 찾는 과정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이나 그림, 연극 보는 걸 아주 좋아했기 때문에 '내가 하는 일이 사람들에게 글이나 그림, 영상 등으로 스토리텔링하는 분야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사와 분석을 토대로 하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정작 경영대에 개설된 마케팅 수업은 하나도 듣지 않았지만, 막연하게 '마케팅을 업으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원하는 일을 찾기 위한 시작점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