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재즈 스토리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6월에 발간된 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최근 일본을 포함해 한국에서도 조용히 화제가 되는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재즈를 듣는 찻집인 '재즈킷사(ジャス喫茶)'인데요. 재즈킷사는 높은 품질의 오디오 시스템으로 재즈를 들려주는 음악다방과 같은 역할을 하는 찻집, 즉 킷사텐입니다.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가벼워졌다고 하지만, 신주쿠의 재즈킷사 전성기인 1960~1970년대에는 커다란 스피커를 앞에 두고 앉아서 몇 시간 동안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진지하게 재즈를 듣는 사람들이 가득했다고 해요. 1960년대 후반 전공투(全共闘)* 학생 운동이 활발했던 시절에는 대학생들이 모이는 아지트 같은 역할도 했다고 합니다.

* 일본에 있었던 대학생 운동권 단체들의 연합조직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그가 직접 센다가야에서 운영했던 피터캣(Peter Cat)이나 그의 소설에 등장하며 하루키 본인도 자주 찾았다는 신주쿠 더그(Dug)라는 재즈킷사가 익숙하실 거예요. 9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재즈킷사는 재즈의 본고장인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일본 고유의 문화입니다.

 

일본에 재즈킷사가 등장하고 활성화된 이유는 무척 다양한데요. 당시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명곡킷사'를 비롯해 '록킷사', '레게킷사'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다방이 존재했다는 점이 그 이유 중 하나입니다.

 

또한 종전 후의 일본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레코드가 상당히 고가였기 때문에 레코드를 사서 집에서 들을 만한 여유를 가진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커피 한 잔으로 다양한 재즈 레코드를 들을 수 있는 장소를 원하는 수요가 나타났다는 의견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