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겐 '신념'이 있었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6월에 발간된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도쿄는 아시아의 여러 도시 중에서도 '언제든 전 세계의 유행과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는 안테나를 펼치기 좋은 곳'이라는 평을 듣는 곳입니다.

 

자신의 취향과 관련된 콘텐츠를 일정한 감각으로 필터링해서 만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도쿄가 지닌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쿄에 머무르던 시절, 저 역시 그 매력에 빠져 매일같이 서점과 레코드 가게, 미술관과 카페를 탐험하곤 했습니다.

 

이 책에는 제가 도쿄를 탐험하는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활약하며 자신만의 관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나아가 한 시대의 도쿄를 상징하는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낸 기획자들입니다.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도쿄에서 지내고 있는지, 도쿄에서의 삶이 어떤 형태로 자기 일과 결합하는지, 또 그들이 바라본 도쿄는 과연 어떤 모습인지 깊이 있게 듣고자 했습니다.

 

기획자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그들의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모두 다양한 분야에서 깊은 문화적 취향을 지니고 있다는 것과 한 가지 분야에 깊이 몰두하는 '자신만의 신념'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도쿄라는 도시야말로 이들의 취향과 신념이 발휘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환경과 요소가 갖춰진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일본의 경제 호황기 시절(1970~1980년대)을 회고하는 인터뷰에서 인상 깊게 본 구절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누구든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에서 무엇이든 실현할 수 있었고, 그것을 통해 생활 유지도 가능했다.

비록 일본의 버블경제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후유증을 남겼지만, 이 시기 자신만의 취향과 신념을 콘텐츠로 자신 있게 만들어낸 사람들의 문화적 유산은 지금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신(Scene)을 지탱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