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포장마차촌의 명물 노포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8년 4월에 발간된 <노포의 장사법>의 본문 내용을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포장마차는 사라져가는 풍물이다. 대략 1960년대에 크게 성업하기 시작했다. 소설가 김승옥을 유명하게 만든 소설 <서울, 1964년 겨울>에서 등장인물들이 만나는 곳도 포장마차다. 그 후 1990년대로 꺾어지며 천천히 유행을 잃어갔다. 지금도 명맥은 유지하고 있지만, 과거의 포장마차와는 '핏줄'이 다르다.
포장마차의 혈통을 관통하는 한 낱말이 있다. 이동(移動)과 이주(移住)다. 포장마차는 이동하기 때문에 포장마차다. 아마도 일본의 포장마차를 뜻하는 야타이(屋臺)에서 그 문화가 왔겠지만, 포장마차라는 명명은 서부시대(극)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영화사의 1950, 1960년대를 풍미한 서부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게 포장마차다.
서부 개척지로 이주하던 미국인들의 이동 운송수단을 부르는 이름이었다. 그것이 한국에선 이동형 간이술집을 의미하게 되었다. 자, 역사 속으로 들어가보자. 여수의 살아있는 포장마차의 맛이다.
우리가 아는 이동형 주점을 누가 처음 포장마차라고 불렀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포장마차라는 용어가 1900년대 초 신문에 등장하기 시작하는 걸로 미루어, 그즈음이 포장마차의 맹아기라고 볼 수 있다. 포장마차는 야간에 무단히 도로나 공간을 점유해야 하므로 이동형 장비가 필수였다. 그게 바로 리어카였다. 포장마차는 리어카에 포장을 치고, 밤에 장사하는 것을 의미했다.
내가 체험한 1970년대 전형적인 포장마차를 묘사하면 대략 이렇다. 우선 카바이드* 불이 빛나고, 푸른색과 흰색이 교차된 무늬의 전형적인 천막으로 리어카를 둘러싸고 있다.
* 카바이드를 이용하여 불을 밝히는 조명 기구. 탄화 칼슘과 물을 섞어 아세틸렌을 발생시켜, 이것을 태워 광원으로 쓴다. 1980년대에는 이미 배터리를 이용한 전구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