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업력 80년의 소갈빗집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8년 4월에 발간된 의 본문 내용을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서울의 가장 오래된 노포 식당에서 조선옥을 빼놓을 수 없다. 나를 포함해 많은 기자들이 취재를 시도했으나 이곳은 금단의 영역과도 같았다. 홍보할 필요가 없는 가게이기 때문이리라. 그런 서울 갈비 원조 중의 원조 조선옥을 어찌어찌 섭외에 성공했다. 3대째인 지금 사장 김진영 씨가 허락을 했다. 가게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데, 역사의 봉인이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

뭔가 기록을 남겨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조선옥이 오래된 집인데, 역사의 흔적이 사람 기억에만 있어요. 아차, 싶었지요.

지금 이 활자는 아마도 조선옥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인 기록이 될 것이다. 조선 사람들이 가장 오랫동안 사랑해온 진짜 외식, 소갈비. 현대에 와서 온갖 요리가 외식의 주인공이 되었지만, 역사적으로 단 하나를 꼽으라면 소갈비(불고기)라고 단언할 수 있다.

 

팔순이 다가오는 '고용' 주방장이 있는 전설적인 식당, 조선옥. 그 역사를 품고 있는 곳으로 여러분을 안내한다.

1937년 창업한 업력 80년의 소갈빗집, 조선옥이다. ⓒ노중훈

조선옥, 역사의 봉인이 풀리다

접시에서 소갈비가 맛있는 냄새를 풍기고 있다. 주방의 갈비구이 조리대가 포착되고 박중규 주방장의 굽은 어깨가 보인다. 나는 잠시 이 긴 시간의 블랙홀에 빠져드는 느낌을 받는다.

 

시멘트로 '공구리'를 치고 주물로 된 틀을 얹어 만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조선옥 갈비구이기. '기(機)'라는 건 뭔가 그 자체의 기계공학적 구조를 뜻하므로, 정확지 않을 수 있다. 그냥 갈비조리대라고 불러야 옳을 것 같다. 19공탄 연탄을 넣어서, 아주 오래전에 그랬듯이, 박중규 주방장이 갈비를 굽는 것이다.

입사 60년 차 주방장의 힘 ⓒ노중훈

이 장면은 홀에서 보면 하나의 액자처럼 보이고, 그것이 곧 사라져버릴 수도 있는 '그림'이 되리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박 주방장은 올해 79세. 입사 60년 차다. 그가 얼마나 더 오래 그 앞에 서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