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메뉴로 30년, 돼지갈빗집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8년 4월에 발간된 의 본문 내용을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1970년도 2.6 - 2013년도 20.9

통계는 많은 '역사'를 압축적으로 설명한다. 연도 뒤의 숫자에 붙는 단위는 킬로그램이다. 대략 43년 동안 열 배 넘게 늘었다.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소비량의 변화다. 부위별로 골고루 먹었지만 우리 마음에 또렷하게 남아 있는 건 갈비다.

 

1970년도부터 고도성장을 하면서 외식이 일반화되었고, 그 중심에 돼지갈비가 있었다. 돼지갈비는 그저 하나의 요리가 아니라 우리의 성장사이면서 외식사의 주인공이었다. 그 성장사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는 갈빗집이 바로 용마갈비다.

 

도시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했던 돼지갈빗집의 역사가 이 집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조심스럽게 그 현장에 발을 디뎌보라. 너무도 자극적인 갈비 냄새, 내 옷에 깊이 묻던 그 냄새!

용마돼지갈비는 1985년 문을 열었다. ⓒ노중훈

때론 지키는 것이 더 어려운 법

지도를 보고 찾아가는데, 도통 감이 안 선다. 초행인 탓도 있으리라. 망우리 우림시장을 지나 애매한 사거리가 나와서 눈을 가늘게 떴다. 마치 고집스럽고 옹골찬 사내처럼 작은 가게 하나가 큰 건물들 사이로 보인다. 용마갈비. 세월을 그대로 이고 있는 간판의 변색까지 부끄러움이 없다. 좌우로 좀 크고 번듯한 건물 때문에 묻혀 있는 듯하다.

원래 있던 데로 그냥 하는 거예유. 간판두 그냥 그대루구.

사람 서글서글한 주인 내외가 맞는다. 그러고 보니 간판만 그대로가 아니다. 세월이 멈춘 느낌이 든다. 업력 30년을 넘겼지만, 거의 손을 대지 않은 옛것이 그대로다. 얼마나 격변의 시간이었을까. 특히나 우리 요식업 역사는 최근 30년이 마치 3백 년인 듯한 변화의 기간이었다.

금세 시간이 지나갔네유. 이 자리서 그냥 하고 있었던 거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