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일등 가는 식당이 되겠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8년 4월에 발간된 <노포의 장사법>의 본문 내용을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불고기는 전국에 있지만, 권력과 돈이 몰려 있던 서울식이 제일 유명했다. 노란 불판에 구멍을 뚫고 국물받이까지 해서 촉촉하게 구워 먹는 서울식 불고기. 그러나 이 불고기도 실은 나중에 개발된 것이고, 그전까지는 석쇠 불고기였다. 언양식이니 광양식이니 하는 불고기와 유사했다. 그러니 노란 불판은 어쩌면 서울식 불고기라는 정체성을 확립하는 새로운 방식이었던 것이다.

 

기억하시는지. 구멍 숭숭 뚫린 노란 불판에 넉넉한 국물이 끓는 불고기. 고기가 익으면 먼저 먹고, 달콤한 국물을 떠먹거나 밥을 비벼 먹던 음식. 서울에 살면서 이 음식을 안 먹어본 이는 드물 것이다. 서울 음식이라고 딱히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는 현대에 불고기는 그래서 더욱 가치가 돋보인다.

한일관은 노란 불판에 넉넉한 국물이 끓는 서울식 불고깃집이다. ⓒ노중훈압구정동의 한일관 본점. 주차장이 널찍한 현대식 건물이다. 내게는 각별한 기억이 있는 곳이다. 물론 지금은 사라진 종로 본점의 추억이고 새로 지은 이 건물은 초행이다. 이 나이에 이런 말을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감회가 새로웠다. 나는 40여 년의 시공을 건너 다시 한일관에 왔다.

"하이고. 반찬 참 많네. 한일관 불고기나 한번 배터지게 묵고 죽으면 내사 마 소원이 없겄다." 박보금이 쓴 입맛을 다시면서도 숟가락을 들었다. 다른 세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상으로 다가앉으며 숟가락을 들었다.

- 조정래, <한강> 중에서

한일관 음식은 서울에 살면서 누구나 먹고 싶어 했지만 아무나 먹을 수는 없었다. 불고기는 1980년대 이후에 흔해졌지만, 한일관 것이라야 진짜로 취급하던 시절이 있었다.

 

한일관은 1939년에 문을 열었다. 한자로 '韓一館'이다. 창업자가 '한국에서 일등 가는 식당이 되겠다'는 포부를 이름에 담았다. 1939년도 창업 당시에는 당연히 '한국'이라는 의미가 들어갈 리 없었다. 한일관의 첫 번째 이름은 화선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