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력 60년, 대전역 전설의 칼국수집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8년 4월에 발간된 <노포의 장사법>의 본문 내용을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자알 있거라, 나아는 간다아… 대저언발 영시 오오십분~

조용필의 노래 한 곡조가 생각난다. 원래는 1959년에 발표되었고, 조용필이 리바이벌해서 불러 다시 인기를 얻었다. 연세가 든 분이라면 대전에서 이 기차를 타보지 않았어도 기억나는 노래일 것이다. '영시 오십분'의 기억을 남긴 도시, 대전.

 

대전은 노래 가사처럼 머무는 곳이 아니라 떠나는 역이기도 했다. 근대 이후로 물류 이동의 교통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서울이나 용산에서 달려온 기차는 대개 대전역에서 오래 쉬었다. 완행은 20분도 넘게 쉬어가는 게 다반사였다. 목포나 부산까지 달리는 기차는 여덟, 아홉 시간은 좋이 걸리니, 중간에 출출한 배를 달래기에 딱 좋은 타이밍이었다.

 

그래서 대전은 지금도 중장년 이상에게는 가락국수(우동) 먹던 추억을 가진 역이다. 사람들은 기차가 서자마자 전력 질주하여 가락국수 판매 부스에 줄을 섰다. 미리 삶아놓은 면이라 퉁퉁 불었지만 맛은 좋았다. 기차 시간에 쫓겨 뜨거운 국물을 급히 마시다가 입 안을 홀랑 데기도 했다. 국수를 먹고 있으면 역무원의 호각 소리가 들리고 기차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급히 남은 국수를 입 안에 밀어넣고 달리는 기차에 올라타는 건 청년들의 멋진 '액션'이었다.

 

멸치와 다시마로 뽑은 국물의 맛, 목구멍이 미어지게 먹던 국숫발은 여전히 그 세대의 미각에 남아 있다. 완행열차도 없어지고, 오래 정차하는 열차도 없으니 플랫폼에서 파는 국수도 시들하다. 지금은 수리 중인데, 코레일은 기어이 플랫폼에 다시 국수 파는 부스를 열 것이다. 이미 그것은 국수를 넘어선 어떤 상징이자 역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가락국수와 칼국수는 곧 대전의 상징이다. ⓒ노중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