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의 역사: 해외편

테마주의 개념에 대해 알아봤으니 테마주의 역사에 대해서도 한번 짚어보면 좋겠습니다. 테마주는 언제 처음 시작됐나요?

어떤 분들은 '테마주는 주식시장의 탄생과 함께 시작되었다'라고 말씀하시기도 하는데요. 가장 유명한 테마주는 18세기 영국의 남해회사(The SouthSea Company) 버블입니다. 튤립 버블, 미시시피 버블과 함께 '3대 버블'로 불리죠.

 

남해회사는 원래 영국 정부가 남미와의 무역을 전담할 목적으로 세운 일종의 공기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남미와의 무역은 명분에 불과했고, 실상은 너무 방대해진 영국 정부의 채무상환 이자를 떠넘기기 위해 만든 회사였던 거예요. 예를 들면 영국 정부는 1711년 부실채권과 1000만 파운드를 남해회사 주식으로 전환하고, 노예무역을 독점할 수 있는 특권을 주었습니다. 남해회사 입장에서는 나랏빚을 갚아주고 대신 독점권을 받은 셈이죠.

 

문제가 뭐였냐면, 당시 남미는 스페인이 장악하고 있었다는 거예요. 그러니 영국 정부에서 독점권을 줘도 남해회사는 제대로 노예무역을 할 수 없었어요. 당연히 수익도 내지 못했죠.

 

그러다 남해회사가 일종의 금융 사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일정 이자를 받는 조건으로 영국 정부의 국채를 사들이고,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했습니다. 구체적으로 "3100만 파운드의 국채를 전액 인수할 테니 일반인들에게 팔 수 있는 권리를 달라"라고 한 것이죠. 주식은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팔 수 있었거든요.

 

개인들이 주식을 사게 하려면 주가가 오를 거라는 기대를 줘야 하고, 실제로도 올라야 합니다. 정상적인 흐름이라면 회사가 수익을 창출했을 때 그만큼 주가가 오르겠죠. 그런데 남해회사는 그냥 회사의 주가를 올려버린 거예요.

ⓒCorlaffra/Shutterstock

어떻게 주가를 높인 건가요?

의원들한테 로비하면서 거짓말을 퍼뜨렸다고 해요. 남해회사가 어딘가에서 엄청난 보물을 발견했다거나 정부에서 어떤 특권을 주기로 했다는 등의 소문을 퍼뜨리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