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만으론 집을 살 수 없으니까

듣똑라(이하 생략): 오늘 방송은 어떤 분들이 들으시면 좋을까요?

고란(이하 생략): 재테크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이제 한번 시작해보겠다는 분들, 다른 사람들이 재테크 이야기를 할 때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했던 분들이 들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식만으로 재테크를 할 순 없습니다. 투자하는 사람의 성격에 따라 재테크 방식이 달라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가 말하는 것들이 정답은 아닙니다. 다만 이제 막 재테크를 시작하는 분들이 앞으로 신문이나 뉴스에서 재테크 관련 이야기가 나올 때 '아 저게 무슨 뜻이구나' 이해를 도울 수 있게 쉽게 설명 드리려고 해요.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우리가 '왜' 투자를 해야 하는지, 또 제가 생각하는 투자의 기본은 무엇인지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도 많은 분들이 재테크를 잘하려고 노력하고 계시죠. 그런데 '재테크'가 뭘까요?

 

가장 단순하게는 적금이 떠오르고, 펀드나 주식투자도 생각이 나네요. 돈이 더 많은 사람들은 부동산 투자까지 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군요. 그렇다면 내가 평생 버는 돈의 대부분은 어디서 나올까요?

 

월급, 즉 노동으로부터 나오겠죠.

그렇죠, 노동. 보통 한 사람의 생애소득*은 크게 두 가지로 구성돼요. 하나는 일해서 번 돈인 '근로소득'이고 다른 하나는 재산의 소유자가 그 재산을 이용해 얻는 이익인 '자본소득'이에요. 재테크로 버는 돈은 자본소득이 되겠죠.

* 재직기간 동안 총 보수와 퇴직소득의 합에서 보험료를 뺀 것으로, 직장인이 첫 취업 후 평생 동안 받은 소득의 총액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은 이상 대부분의 경우 근로소득이 자본소득보다 월등히 큽니다. 재테크를 시작하실 때 이 부분도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어요. 누군가에겐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서 월급을 높이는 게 가장 좋은 재테크일 수도 있거든요. 투자라 함은 본디 리스크를 포함하고 있어서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제가 투자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복리의 마법' 때문이에요. 복리의 마법은 '72의 법칙'으로 설명됩니다. '72의 법칙'은 72를 연간 수익률로 나눴을 때 나오는 값이 원금이 2배가 되는 기간이라는 거예요.

 

예를 들어, 나의 목표 수익률이 연 5%라고 해요. 72를 5로 나누면 14.4가 나오죠. 내가 투자한 원금을 두 배로 만드는 데는 14.4년이 걸린다는 말이에요. 만약 목표 수익률이 연 2%라고 하면, 72를 2로 나눈 결과값 36, 즉 36년이 지나야 원금이 두 배가 돼요. 72의 법칙이 의미하는 바는 두 가지예요. 수익률이 낮을수록 돈은 불어나기 힘들고, 오래 투자할수록 돈이 많이 불어난다는 것.

 

가령 지금 저의 목표 수익률이 2%라고 할게요. 지금 시중은행 예금 이자율도 2% 정도예요. 저축은행의 특판예금만 가입해도 수익률은 달성할 수 있어요. 72의 법칙에 의해 36년이 지나면 원금의 두 배가 되고요. 그런데 체감 물가상승률이 2%를 넘어선다고 생각해 보세요. 나의 자산가치가 1년에 2%씩 줄어드는 셈이죠.

 

그런데 이 와중에 3년 뒤 전세금 1억 원을 올려줘야 할 일이 생겼어요. 내가 모은 돈을 보고 계산하니 10% 수익을 내야 1억 원을 맞출 수 있겠어요. 이젠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예금만 해서는 원하는 수익을 낼 수 없어요. 예금에만 투자하면 목표 금액까지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니까요.

결국 재테크에 앞서 우리가 중요하게 고민해야 할 것은
'돈이 언제, 얼마나 필요할지'에 대한 답이에요

돈을 모으는 목적을 생각하고, 또 전체 생애를 봐야 한다는 거군요.

제가 재테크에 관한 상담을 해줄 때, 제일 먼저 하는 질문이 '당신의 목표 수익률은 얼마인가?'와 '돈을 모아서 무엇을 할 것인가?'예요. 상대방의 답에 따라 "지금 당신이 가진 자금으론 목표액 달성이 힘드니 조금 위험하더라도 수익을 더 낼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한다"라거나 "안전한 자산에 투자해라"라고 이야기를 하죠.

 

재테크를 시작하신다면 주식이나 펀드 투자를 먼저 생각할 게 아니라, '내게 어느 정도의 수익률이 필요한가'를 생각한 다음에 투자처를 고르셨으면 좋겠어요.

 

또 한 가지, 경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금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금리는 항상 신경 써서 체크해 주시길 바라요. 이와 관련해 참고할 만한 사이트도 알려드릴게요.

 

은행연합회의 은행상품 통합 비교공시, 저축은행중앙회 사이트에서 은행별 금리를 보실 수 있어요. 특히 저축은행중앙회는 별도의 모바일 앱 'SB톡톡'도 운영하고 있고요. 해당 앱에서 저축은행 회원사의 예금 금리를 비교해 놓았습니다. 조건별로 분류할 수 있고, 상품이 마음에 든다면 앱 내에서 즉시 가입도 가능해요. 예금저축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살펴보실 만합니다.

 

금융감독원이 만든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도 유용합니다. 예금 저축을 포함해 재테크의 방법과 종류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거든요. 사이트 내 '숨겨진 내 돈 찾기' 기능을 이용해 전 금융기관의 모든 휴면예금-신탁, 휴면 보험, 휴면성 증권 등의 잔액을 한 번에 확인하고 현재 이용하는 은행 계좌로 이체할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재테크 종목들

앞서 우리가 집을 사기 위해선 2% 수익률을 내는 예금 저축만으로는 부족하니까 투자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그렇다면 부동산, 주식, 펀드 같은 대표적인 재테크 종목들의 수익률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겠습니다.

ⓒAradaphotography/Shutterstock이를 위해 제가 2009년과 2018년의 각종 지표를 비교해봤어요. 2009년 우리나라 1인당 GNI(국민총소득)*는 1만 8200달러였고, 2018년엔 3만 1300달러가 됐어요. 상승률을 계산하면 72%예요. 내 근로소득이 10년간 72% 늘어난 거죠.

* 한 나라의 국민이 국내외 생산 활동에 참여하거나 생산에 필요한 자산을 제공한 대가로 받은 소득의 합계로, 대표적인 경제성장 지표다.

 

같은 기간 주택 가격은 전국적으로 16% 올랐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서 크게 오르지 않은 거죠. 이것만 보면 '별로 오르지도 않았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집 사기가 어려운 거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

 

그래서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만 봤더니, 아파트는 30%가 올랐어요. 최근 5년간 서울에 있는 아파트로 범위를 좁혀서 보면 가격 상승률이 33%예요. 더군다나 강남 아파트는 5년 동안 41%가 올랐어요. 최근 5년간 1인당 GNI는 20% 증가했거든요.

* KB국민은행 주택매매가격지수 기준

 

주식은 어떨까요? 코스피*(KOSPI) 지수는 9년 동안 21%가 올랐습니다. GNI나 아파트 가격에 비하면 겨우 21%밖에 안 오른 거예요.

*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되는 모든 주식을 대상으로 산출해 전체 장세의 흐름을 나타내는 지수

 

주식 시장이 저평가됐다는 이야긴가요? 예전에 해외 애널리스트들이 '한국 주식 시장은 저평가됐다'라고 말하는 걸 듣긴 했거든요.

저평가보다는 지수의 문제로 보여요. 코스피에는 성적이 우수한 회사들과 실적이 좋지 않아 퇴출이 임박한 회사들까지 섞여 있어요. 그래서 '한국 증시는 항상 지지부진하다'라는 얘기가 나오는 거죠.

 

이에 반해 미국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이하 다우지수*)는 전체 주식시장에서 30개의 우량 종목을 골라 산출한 지수예요. 만약 다우지수에 포함된 업체의 실적이 나빠졌다고 하면 제외하기도 하고요. 그 대신에 실적이 좋은 새로운 회사를 포함하죠.**

* 미국의 다우존스(Dow Jones)사가 뉴욕 증권시장에 상장된 우량기업 주식 30개 종목을 표본으로 하여 산출하는 세계적인 주가지수

** 관련 기사: GE, 다우지수서 퇴출... 122년만에 초기 종목 전멸(매일경제, 2018.6.20)

 

한국은 다우지수 같은 지수가 없나요?

비슷하게 한국엔 '코스피200'이 있습니다. 코스피에 상장된 회사 중 시가총액 1위부터 200위까지의 기업들을 모아 놓은 지수라고 보시면 돼요. 현재 코스피에 등록된 회사가 약 2000여 개 정도인데, 그중 10% 우등생을 모은 거죠. 코스피200은 지난 9년간 79% 올랐습니다. 괜찮은 성적이에요. '코스피50'이라고 코스피 우량 종목 50개를 모아 놓은 지수도 있는데, 상승률에서 코스피200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코스닥*(KOSDAQ) 지수는 달라요. 코스피처럼 시장 안에 잡주들이 끼어 있는 건 비슷한데, 지수를 보면 104%나 올랐어요.

* 첨단벤처기업 중심 시장인 미국의 나스닥(NASDAQ) 시장을 본떠 만든 것으로, 증권거래소 시장과는 다른 별도의 시장

 

왜 이렇게 많이 올랐어요?

각종 테마의 열풍이 있었는데, 특히 바이오의 혜택을 봐서 많이 올랐어요. 코스닥 대형주 같은 경우는 84%, 중형주는 83%, 소형주는 190%가 올랐어요.

 

코스닥 소형주가 190%나 올랐지만, 소형주에 포함되는 종목 중에는 상장 폐지된 회사도 있어요. 여러 가지 원인이 맞물려 있어서 일반적이라고 볼 순 없는데, 코스닥 소형주의 주가가 많이 오른 이유는 시가총액이 작아서 약간의 호재만 있어도 주가가 쉽게 올라가기 때문이에요. 작전 세력이 개입해 주가를 움직이기도 비교적 쉽고요. 이런 면에서 보면 코스닥은 상당히 위험한 투자처라고 볼 수 있죠.

 

폭삭 망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죠. 그래서 9년 동안 겨우 27% 오르는 정기예금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예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집을 사야 하는 상황에서 수익률 2%를 목표로 잡으면, 집을 살 수가 없어요. 내가 뭘 원하느냐에 따라 목표 수익률을 달리하고, 그다음에 투자처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만약 내가 수도권에 있는 주택 구매를 목표로 한다면, 수도권 주택 가격은 비교적 많이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무리하게 투자할 필요가 없어요. 하지만 목표가 강남에 있는 아파트라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겠죠.

자산 배분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투자는 자산 배분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내 투자금을 어떤 자산에, 어떻게 배분하느냐는 매우 중요해요. 안전자산인지 위험자산인지, 위험자산 중에서도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가진 성격의 자산군인지, 부동산인지 주식인지, 주식이라면 코스닥인지 코스피인지 등 큰 틀을 잡으셔야 해요.

ⓒAndrii Yalanskyi/Shutterstock한 가지 재미있는 질문을 드릴게요. 리스크가 높지만 한 번에 많은 수익을 올리는 투자와 꾸준히 조금의 수익을 올리는 투자 중 장기적으로 어떤 것이 더 좋을까요?

 

글쎄요. 저는 약간 쫄보라 꾸준히 수익을 내는 형태를 더 선호하긴 해요.

그럼 질문을 바꿔볼게요. A, B, C 세 사람에겐 100만 원이 있습니다. 세 명의 올해와 이듬해 수익률은 다음과 같아요.

  • A: 올해 수익률 100% 달성, 이듬해 50% 손실 발생
  • B: 올해 수익률 80% 달성, 이듬해 40% 손실 발생
  • C: 올해 수익률 50% 달성, 이듬해 25% 손실 발생

2년이 지난 뒤 A, B, C의 손에 쥐어진 돈은 각각 100만 원, 108만 원, 112만 5000원이 됐어요. 수익도, 손실도 가장 작았던 C가 가장 많은 돈을 벌었어요.적당한 수익과 적당한 손실을
감당하는 투자가 좋은 투자입니다

너무 많은 수익을 추구하면 너무 큰 리스크를 감당하게 되고, 업앤다운(Up & Down)이 심한 투자는 오히려 나중에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아요. 우리는 자산 배분을 통해 적당한 수익과 적당한 손실을 설정해야 합니다.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가져가라는 말씀이시군요.

개인의 입장에서 '자산을 배분할 게 있나?' 싶을 정도로 가진 자금이 적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예금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분산 투자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산 배분을 어떻게 할지는 '성격'에 따라 달라져요. 저는 투자하는 사람의 성격을 크게 공격형과 안정형 두 가지로 구분하는데요. 가령 내가 어떤 투자를 했는데 수익률이 1%가 떨어져서 밤에 잠이 안 와요. 이런 분들은 공격형 투자를 하시면 안 됩니다.

 

반대로 '1년 동안 예금 수익률이 겨우 2%라고? 주식시장에선 10초 만에 나올 수 있는 수익률인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세요. 이런 분들은 공격형 투자를 하셔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성격에 맞춰서 투자한다는 말씀은 이런 뜻이에요.

 

특별히 투자 성공률이 더 높은 성격이 있을까요?

그건 알 수 없어요(웃음). 하지만 본인 성격에 맞지 않는 투자를 하면 스트레스를 받으실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공격형에 속해요. 그래서 전 예금을 하지 않습니다. 갑갑하게 느껴지거든요.

 

저랑은 완전 반대네요. 저는 예금 상품을 찾아보고 조금이라도 이자율이 높은 곳에 예금하는 데서 재미를 느끼거든요.

본인의 투자 성격을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이에 대해서 사람들이 정답처럼 하는 말이 있어요. 100 빼기 나이만큼의 비율로 공격형 자산에 투자하라. 즉, 젊었을 때 공격적으로 투자하라는 뜻이죠. 젊었을 땐 손해가 난다고 해도 다시 만회할 수 있잖아요. 앞으로 일해서 돈을 벌면 되니까.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투자했는데 손실이 크게 나면 만회하기 힘듭니다. 물론 이 말이 진리는 아니에요. 실제로 사람들 간에 찬반이 엇갈리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