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의 여파, 무엇을 배울 것인가?

2018년 1월 퍼블리에 기고한 '사면초가 한국 편의점, 일본과 대만에서 길을 묻다'에 이어 1년 5개월 만에 두 번째 글을 쓰게 됐습니다. 그 1년 5개월 동안 저는 일본을 총 여덟 차례 방문했는데요. 이전과 마찬가지로 휴가나 명절에 사비를 털어 갔습니다. 한국의 유통‧자영업 트렌드를 이해하려면 한국과 라이프스타일이 가장 비슷한 선진국 일본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입니다.


특히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2012년 취임 후 시행한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베노믹스는 과감한 양적 완화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수출·내수를 부양, 경제성장을 도모하려는 정책입니다.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는 일본 장기 불황의 여파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죠.


아베노믹스 덕분에 엔화 가치가 떨어져 수출이 활성화됐고 닛케이지수는 지난 7년간 두 배 넘게 급등했습니다. 같은 기간 일본을 찾는 관광객은 3배 이상 늘었고, 일본의 대졸·고졸 취업률은 98%에 달합니다.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9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하는 등 '전후 두 번째로 긴 호황'이란 찬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일본 아베노믹스의 성공을 대대적으로 조명하며 한국 경제의 분발을 촉구하는 언론 보도가 쏟아졌죠.

 

그러나 현장에서 보고 들은 일본의 모습은 아베노믹스의 화려한 캐치프레이즈와는 매우 달랐습니다. '완전 고용'이란 미명과 달리 일본 청년들은 여전히 수직적인 조직문화와 저임금에 힘들어했고, 신칸센을 탈 돈이 없어 신정에도 고향에 못 내려가는 경우가 적잖다고 합니다. 한국 청년들이 '헬조선'을 말할 때 일본 청년들 역시 동쪽에 있는 북조선이란 뜻의 '동조선', 전근대적인 후진국이란 의미의 '중세잽랜드'란 말로 자조하고 있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요? 그리고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의 고민거리인 저출산, 고령화, 비혼, 1인 가구, 장기 불황 등을 먼저 겪은 일본은 우리에게 너무도 훌륭한 연구 대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같은 고민을 했던 일본에는, 여전히 힘든 경제 속에서도 우리에게 귀감이 될 만한 성과를 거둔 분야가 있습니다. 이는 틀림없이 벤치마킹할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일본을 참고할 만한 5가지 주제

다음의 다섯 가지 주제는 그중에서도 우리나라가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되는 이야기들입니다.

  • 지방 소멸로 인한 이동권 상실 문제
  • 온라인 쇼핑몰 활성화에 따른 오프라인 쇼핑 위축 문제
  •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자의 생존 문제
  • 외국인 관광객 급증에 대한 대처 방식
  • 최저임금의 역대급 인상

이 다섯 가지 주제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대처가 어떻게 달랐고, 그중 일본의 선택은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되짚어 봤습니다.

 

이번 조사를 위해 일본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닛케이트렌디 편집장, 외식업 컨설턴트, 재일 교포 벤처사업가, 오사카 도톤보리 상인연합회 사무국장,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 지사장, AKA(일본 인공지능 벤처) 대표, 아리가또서비스 대표, 돈키호테 부사장, 렌고(노동조합총연합회) 종합노동국장(중앙 최저임금심의회 위원), 설빙 일본 지사 대표, 카카오재팬 대표, 그리고 오릭스‧후지쯔‧구글 재팬‧원파이낸셜‧라쿠텐‧동경대 등에서 근무 및 연구하는 한국인 직원과 박사님을 만났지요. 그들의 고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어쩌면 이 글의 제목은 전작 '사면초가 한국 편의점, 일본과 대만에서 길을 묻다'처럼, '사면초가 한국 경제, 일본에서 길을 묻다'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모든 면에서 일본을 배우자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모바일 쇼핑, 푸드테크 등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더 앞서는 부분도 많으니까요.


다만, 비슷한 경제 상황에서 우리와는 다른 선택을 한 일본의 사례를 통해 시사점을 얻는다면 충분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